국무부 문서 14건 삭제자료 전문 공개
코로나19 속에서도 문서 공개에 적극나서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미국 국무부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한 문서 14건을 한국정부에 제공했다. 5.18 진상규명의 핵심쟁점인 발포 책임자를 규명하는 중요한 자료는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위원회는 12.12 군사반란 이후 군부 동향과 최규하 당시 대통령의 정치적 위상, 5.18 민주화운동 이후 정치적 처리과정 등에 대한 중요한 내용이 포함됐다고 평가했다.
2일 외교부에 따르면 국무부는 추가 비밀해제된 기록물 14건(53쪽)을 공개했다. 문서 자체가 새롭게 공개된 것은 아니고, 기존 공개된 문서 중 삭제된 부분들이 이번에 완전 또는 추가로 공개됐다.
문서는 1979년 12월 12일 전두환·노태우 등 신군부 세력이 일으킨 군사 쿠데타 이후 1980년 월 1월 10일부터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 확대 선포,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 재판이 진행 중인 1980년 8월 5일까지의 기록 일부다.
문서는 한국 정세 분석과 신군부세력 및 과도정부와 접촉한 기록, 김대중 구명운동과 관련된 내용, 5·18 이후 광주의 상황에 대한 외국인 선교사 또는 봉사단의 설명 등을 담고 있다.
주목할 만한 문서는 ▷1980년 1월 10일 레스터 울프 미 당시 하원 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 위원장이 주영복 국방장관을 면담한 전문 ▷1980년 3월 13일 한미 연례안보협의회를 연기하고, 전두환과의 공개접촉을 우려한 미 국무부의 입장이 담긴 전문 ▷1980년 7월 31일 리차드 크리스텐슨 미국인 평화봉사단원이 주한미국대사관을 방문해 광주상황에 대해 보고한 전문 ▷1980년 8월 5일 국제 앰네스티와 국제법학자 위원회 등의 김대중 재판 참관 요청을 둘러싼 한국과 미국의 소통내용이 담긴 전문 등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코로나19 문제로 상당 연방직원들이 출근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문서공개가 이뤄졌다”며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첫 5.18 문서 공개로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민주주의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하고 이번 5.18 문건 비밀해제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위원회 관계자는 “진상위 설립 후 가장 필요한 것이 군사적 기밀”이라며 “한미연합사령부 문서는 아직 한 건도 입수되지 못했지만, 미측에 계속 요청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 국무부는 지난 1996년 5.18 진상규명을 위해 힘써왔던 단체와 연구자, 미국 기자들의 요청에 따라 일부 문서들은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대부분 중요한 내용이 삭제됐다. 이후 5·18 기념재단과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는 정부에 5.18 관련 미국의 기밀문서를 확보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
이에 외교부는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에서 규정한 정부의 자료 요청 의무에 따라 지난 2019년 11월 미국 정부에 공식적으로 자료를 요청하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번째로 비밀해제 문서를 전달받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