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판정 완료 시한 내년 말로 1년 연기돼
올들어 피해판정 1회 실시…3명 인정 불과
환경부 장관 증인신청 방침…“불출석 땐 무관용”
“진상조사 끝났다는 한 장관 발언은 2차가해” 비판도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가 가습기 살균제 참사 관련 청문회를 열어 피해구제 지연 문제 등의 책임을 묻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2일 밝혔다.
사참위는 이날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환경부,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등을 대상으로 한 청문회 기본계획을 공개했다. 청문회의 주요 의제는 피해구제 지연 문제로 정했다.
사참위에 따르면 환경부는 지난해 9월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 개정 이후 판정 기관 10곳을 선정해 올해 말까지 판정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전달했다. 이대로라면 월 200명씩 판정이 이뤄졌어야 했지만, 환경부는 두 차례 판정 완료 기한을 연기해 내년 말에야 마무리하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를 위한 개별 심사 대상자 6037명 중 피해자로 인정된 사례는 지난달 26일 환경부 피해구제위원회에서 결정된 3명에 불과한 상황이다. 피해신청자가 지난해 말 7115명에서 지난달 14일 7447명으로 332명 증가했지만, 피해 인정을 받은 피해자는 4114명으로 동일했다. 5개월간 피해 판정을 위한 피해구제위가 단 한 차례 열렸기 때문이라고 사참위는 보고 있다.
또 조사 판정 기관이 법 개정 7개월 만인 올해 4월 말에야 선정되고, 사전에 가습기 살균제 관련 질환이 인정된 신속 심사 대상자 264명에 대한 심사도 하반기로 미뤄진 과정에 대해서도 청문회 의제로 다루기로 했다. 구제급여 지급·구제 자금 조성, 손해배상 소송 법률 지원과 관련한 적정성도 청문회를 통해 따져볼 방침이다.
사참위는 이번 청문회에 환경부 장관, 환경산업기술원장 등 필수 증인을 반드시 출석시키고, 정당한 사유 없는 불출석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방침이다. 자료 제출에 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에는 수시로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황전원 사참위 지원소위원장은 “피해자 구제를 하루라도 빨리, 폭넓게 해서 많은 분들이 기한 내에 구제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유일한 목표다. 이를 위해 청문회 등 할 수 있는 것은 다 할 것”이라고 청문회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날 사참위는 한정애 환경부 장관의 최근 발언에 대해서도 비판을 가했다. 한 장관은 최근 공식 석상에서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는 이미 끝났고, 계속해서 진상조사화 되는 데 우려가 있다”, “청문회는 사실상 조사 형식으로 운영될 수 있는 염려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등의 의견을 밝혀 부적절하다는 논란을 일으켰다.
피해구제가 10년째 지연되는 현 상황에서 진상조사가 끝났다는 발언은 사실상 구제 기관이 2차 가해를 저지른 것이며, 사참위의 독립성을 저해하는 것이라는 게 사참위의 입장이다. 황 소위원장은 “해양수산부 장관이 세월호 진상조사가 끝났다고 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며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환경성 질환으로 인정해 환경부가 맡은 지 6년이 됐다. 담당 부처의 장으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최숙자 가습기살균제 3·4단계 유족모임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3개월 만에 (피해자들에게)눈물을 닦아 주겠다고 한 지 4년이 됐다.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 직속 TF를 마련해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