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레 직원들이 회사 걱정하는 지경
인력·자동화설비 등 대응 여력 부족
주 52시간근로제 적용을 목전에 둔 소규모 영세 중소기업들은 뾰족한 대응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3D업종으로 취급되는 제조업 중기의 경우 지원하는 사람이 없어 인력을 뽑는 일도 쉽지 않은데다, 여기에 배가되는 경영비용을 감당하기도 막막한 실정이다.
정부 당국에선 조건부로 8시간 초과근로를 허용한다고 하지만 이 역시 근본적인 해법이 되긴 턱없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각종 표면처리 부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의 A대표는 “주 52시간 문제는 사람만 늘린다고 될 게 아니다. 숙련도와 작업시간이 가장 중요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아무리 작업물량이 많아도 하루 3, 4시간 정도 연장근로를 하면 해결할 수 있는 게 대다수 중소기업들의 현실이다. 그런데 휴일을 제외하고 하루 10시간으로 묶여버리면 방법이 없다. 이게 주 52시간제로 막히면 인력충원이나 2교대 작업 등으로 해결해야 한다. 여기서 야기되는 비효율은 고스란히 경영부담으로 전가된다. 그나마 일을 하겠다는 사람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토로했다.
A대표는 그러면서 “이걸 보완하려면 설비 자동화가 최적의 대응책인데, 그런다고 획기적으로 사람을 줄여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회사 규모 상 수 억원대에 달하는 설비를 척척 구매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고민이 많다”고 했다.
A대표는 덧붙여 “초과근무수당으로 월급을 더 받아갔던 직원들도 이게 끊기면 당장 생계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억지로 일을 시키는 것도 아닌데 이걸 못하게 하는 정책은 정말 이해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제 막 창업한 벤처, 스타트업들의 사정은 더 막막하다. 빠듯한 자금으로 창업한 이후 본격적으로 매출을 늘려야할 상황이지만, 인력·노무관리가 당장 해결해야 할 최대 과제가 됐다.
자동차 관련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벤처기업의 B대표는 “창업멤버들이 노동자와 사용자보다는 끈끈한 동지의식으로 뭉쳐 숱한 야근에도 회사를 키운다는 보람으로 일해 왔다. 이제 막 회사가 성과를 내기 시작한 단계에서 주 52시간제는 회사의 뿌리까지 흔들 수 있는 변수”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어 “오죽하면 직원들 입에서 ‘우리가 주 52시간제에 맞춰 일하면 개발, 납품 시한을 맞출 수 있겠냐’는 걱정이 먼저 나온다”며 “직원들과 합의를 해도 주당 8시간 초과근무-특별연장근로는 노사가 합의한 30인미만 사업장만 가능하다-밖에 허용되지 않다 보니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유재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