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원 동원해 특정 정당 지지·비방하는 댓글 게시
“조직적 작성글로 여론 왜곡…민주주의 정신 훼손”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2012년 대선 당시 부대원들을 통해 여당 후보를 지지하는 등의 ‘댓글 공작’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이태하 전 국군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장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증거인멸 교사 및 정치관여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단장의 재상고심에서 징역 1년 6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전 단장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사이버사령부 부대원들에게 한미 FTA, 제주 해군기지, 무상급식 등 정치적 이슈에 대해 SNS 등에 글을 쓰게 하는 등 정치적 의견을 공표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언론에 해당 의혹이 제기되자 부대원들에게 노트북 초기화를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1심은 “소속 부대원들의 정치활동 관여 행위를 방지해야 할 위치에 있었음에도 오히려 이를 지시함으로써 조직적인 정치관여를 야기 내지 조장했다”며 이 전 단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은 징역 1년 6개월로 형을 낮췄다. 항소심은 이 전 단장이 대통령의 발언이나 정부의 성과 등을 지지하거나, 이른바 ‘종북세력’을 비난하는 게시글 2157건을 부대원과 공모해 작성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해당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2018년 대법원은 이러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항소심이 무죄로 판단한 이 전 단장의 혐의가 군형법을 위반한 정치적 의견 공표행위라고 봤다.
이후 파기환송심은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판단한 이 전 단장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형량은 전과 같이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전 단장은 소속 부대원들을 통해 조직적으로 작성된 다수의 게시글이 마치 일반 국민의 의견인 것처럼 가장함으로써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에 부당하게 개입하여 이를 왜곡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기관이 특정한 여론을 조성할 목적으로 여론 형성 과정에 불법적으로 개입하는 행위는 대의 민주주의의 근본적인 정신을 훼손하는 것으로서 어떠한 명분으로도 허용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