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업계의 차량용반도체 대란으로 생산라인이 멈춰서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가 무엇이길래 이런 사태를 부른것일까? 4차산업시대에 자동차에 첨단 기능이 들어가면서 전력소비가 증가하는 것은 필연적 이치인데 차량용 반도체는 저전력 기술이 사용된 반도체라고 보면된다. 이번사태를 보았을 때 앞으로 4차산업시대에는 저전력 부품소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북도가 정책적으로 주목하는 기술 중에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이란 개념이 있다. 말 그대로 에너지를 수확한다는 의미인데 우리 주변에 전기에너지로 전환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시켜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역사적으로 1950년대 이전까지는 에너지 저장기술이 발전하지 못해 에너지 하베스팅이라는 개념을 상상하기 어려웠다.
에너지 하베스팅에는 두가지 흐름이 있다. 신재생에너지라고 불리는 태양광, 수열발전 등의 국가 에너지 정책차원의 흐름이다. 이번 정부 들어서면서 새만금에 대규모 태양광발전단지를 건설하고 소양강에 수열에너지 클러스터를 건설하는 등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단지를 건설하는 정책들이 추진된 것이 그 사례이다. 이를 광의의 에너지 하베스팅이라고 한다.
앞으로 도시 문제해결을 위해 스마트시티가 전 국토로 확산될 것이다. 스마트시티는 도시전체에 설치된 IoT센서를 기반으로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하여 다양한 도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센서인데 설치되는 센서는 무수히 많을 것이고 이를 배터리 중심으로 운영한다면 교체에 드는 관리비용과 수고의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점에서 IoT센서에 에너지 자립화 기술적용이 또 각광받고 있고 앞으로 이러한 경향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은 이미 기업 대학을 중심으로 연구개발과 기술상용화에 많은 투자를 해왔으며 글로벌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에너지 하베스팅의 글로벌 시장 전망에 대하여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영국의 Inkwood Research가 2020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4억5800만 달러에서 2028년까지 9억8700만달러(한화 약 1조2000억원)로 연평균 10%이상의 급속한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주로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기업의 관심과 기술 개발 활동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전자부품연구원(KETI),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독일의 엔오션얼라이언스가 협약을 체결하였고 SK, 삼성전자, LG전자, 대구TP, 한전전력연구소, 한국광기술원은 에너지 자립형IoT산업협의회를 발족하기도 했다.
하지만 에너지 하베스팅의 장점과 기술개발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갈 길은 멀다. 기술개발 초기단계로 기술의 안정성과 제품의 에너지 효율 등 경제성이 낮아 보편적인 확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이다. 에너지 하베스팅의 가장 큰 단점은 전력 출력이 들쑥날쑥 하여 불안정성이 높고 에너지 효율과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에너지 하베스팅이 해결해야할 숙제이다.
경북도는 이미 3년 전부터 에너지 하베스팅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연구개발 등 시범사업을 추진하여 이 분야에 선구자적 역할을 해왔다. 올해에는 에너지 하베스팅산업 생태계조성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완료하였다. 국내 최초로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분류 체계를 수립함으로써 향후 에너지 하베스팅 연구개발과 산업육성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였다. 최근에는 산업부에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 기반 ‘저전력 지능형 IoT 물류 상용화기술 사업’을 스마트특성화사업이 선정되어 국비 등 기술개발과 실증사업에 186억원이 투자된다.
4차산업혁명의 시대의 탄소중립은 신재생에너지 정책과 동시에 부품소재 단위에서도 이루어 져야한다. 스마트 기기들은 전력 다소비기기들로 변화하고 있고 배터리 기술의 발전도 일정부문 한계에 도달할 것이기 때문이다. 대규모 태양광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가 또다른 환경파괴 등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 생활환경에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을 적용한다면 탄소중립 실현은 물론 지역산업의 새로운 신기술 접목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은 척박한 땅에 겨우 씨를 뿌리고 있는 상황이다. 부품 소재기술을 보다 효율화해야 하며 낮은 에너지 변환효율 개선 등 넘어야 할 산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희망도 있다.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기업들이 있으며 소멸의 위기 돌파를 위해 애쓰는 대학도 있다. 우리 지역 산업계의 간절한 마음들이 합쳐질 때 아직 미개척지인 에너지 하베스팅도 우리 지역에서 꽃을 피울 것이다.
박인환 경북도 4차산업기반과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