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헝가리한국문화원 씻김굿 등, 1주기는 못해

현지주민들 추모 플래시몹,클래식 추모곡연주

우리와 문화 공유, 훈(흉노),마자르(말갈) 후예

당시 한국-헝가리-루마니아 찰떡 공조 잘 수습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한국-헝가리-루마니아 등의 공조 속에 2019년 부다페스트 유람선(허블레아니호) 사고는 잘 수습됐다. 유람선 침몰사고 2주년을 맞아, 동방에서 건너간 헝가리 사람들과 주헝가리한국문화원이 협력해 오는 28일과 29일 현지에서 추모예술제(온라인)를 연다.

한국의 씻김굿은 그들에겐 생소하면서도 묘한 친근감을 줄 것이다. 헝가리를 구성하는 훈족과 마자르족은 각각 흉노와 말갈 계통의 민족이다. 현지 주민들의 한국인 희생자 추모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헝가리인들의 한국희생자 추모열기, 추모곡 연주
헝가리인들의 한국희생자 추모열기, 추모곡 연주

2주기 추모예술제는 지난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자 준비했던 1주기 행사가 코로나19로 취소되고, 2021년 5월 31일, 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조형물이 도나우 강변에 설치되며 그 의미를 함께하기 위해 기획했다.

28일 전야행사와 29일 추모 행사로 구성된 이번 예술제에서는 한국의 넋을 기리는 의식인 〈씻김굿〉 공연부터, 헝가리 예술가들이 이번 행사를 위해 특별히 창작한 공연 등 양국 예술가들의 공연, 헝가리 현지 일반들이 참여하는 아리랑 온라인(랜선) 합창, 사고와 관련한 특별 기억을 가진 헝가리인들의 인터뷰 영상 등을 상영한다.

예술제는 5월 28일 오후 6시, 한국문화원 상주예술가인 정호승이 소속된 로만콰르텟이 하이든, 베토벤, 바르톡의 현악 4중주곡들을 연주하며 시작된다. 이어 아리랑 온라인(랜선) 합창단 공연이 펼쳐진다. 이번 합창단 공연은 2019년 사고 당시, 머르기트 다리 위에서 헝가리인들이 자발적으로 ‘아리랑’을 불렀던 것을 온라인으로 재현한 것이다. 합창단에는 사고 당시 구조 활동에 참여했던 이들과 온라인을 통해 아리랑을 익힌 헝가리인들이 함께 참여해 그 의미를 더한다.

오후 7시부터는 ‘젊은 음악가 콘서트’가 실시간으로 생중계된다. 헝가리 리스트 음악원에 재학하고 있는 한국인 피아노 연주자 이다교가 이끄는 ‘이다교와 친구들’이 한국의 가곡과 헝가리 작곡가의 곡들을 연주하고, 치크세르다 합창단은 허걸재의 ‘미사 아리랑’과 헝가리 민요에 아리랑을 결합해 새롭게 작곡한 곡으로 희생자들을 추모한다.

5월 29일 행사는 죽은 이의 넋을 위로하고 남은 이들을 위로하는 우리소리 바라지의 〈비손〉 공연으로 시작된다. 이후 헝가리의 현대무용가인 바타리타가 이번 행사를 위해 특별히 안무한 창작 공연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여전히 사고를 기억하며 추모의 마음을 전하는 헝가리인들의 특별 인터뷰 영상도 이어진다. 인터뷰에 참가한 중학생은 희생자를 기억하며 직접 만든 곡을 연주한다. 이번 예술제는 한국과 헝가리의 예술인들이 함께 마음을 모아 추모 연주를 보여주는 앙상블 사나 노붐의 공연으로 마무리된다.

한국문화원 인숙진 원장은 “여전히 많은 헝가리 국민들이 비극적인 유람선 사고를 기억하고 추모하고 있다. 유가족을 비롯해 당시 사고로 아픔을 겪으신 모든 분들이 추모 예술제를 통해 조금이나마 마음의 위로를 받으시길 간절히 바란다.”라고 전했다.

한국문화원은 올해 9월에 당시 사고현장에서 수색 및 구호 작업에 참여한 현지인들을 모시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특별 콘서트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