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와 공기청정기를 주력 영업으로 하는 생활가전 4개사 공기청정기 견본상품.
정수기와 공기청정기를 주력 영업으로 하는 생활가전 4개사 공기청정기 견본상품.

[헤럴드경제(순천)=박대성 기자] 전남 순천과 광양시가 미세먼지와 황사 등으로부터 영·유아의 건강보호를 위해 관내 어린이집에 공기청정기 보급사업비를 보조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어린이집이 공기청정기 업체선정을 대가로 뒷돈을 받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순천·광양시에 따르면 국·공립 및 민간·직장·가정어린이집을 망라해 해당 어린이집이 공기청정기를 개별 구매할 경우 시청에서 1대당 월 1만4900~1만9000원씩을 시비로 3~5년간 구입(설치) 비용을 보조해주는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벽걸이형은 연간 17만8800원, 스탠드형 공기청정기는 대당 연간 22만8000원이며, 3년간 보조받는 금액(시 예산)이 53만6400~68만4000원으로 공기청정기 1대를 놓는 비용 전액을 3년에서 최장 5년(가정어린이집) 간 시청에서 부담하고 있다.

시에서 공기청정기 구입비용을 보조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어린이집 원장들이 특정 업체 공기청정기 업체의 로비를 받고 공기청정기를 구입해주는 대가로 대당 8만원 가량의 뒷돈을 받고 있다는 증언이 속속 나오고 있다.

수용인원 규모가 작은 어린이집은 1~2대의 청정기를 구입하지만, 규모가 큰 어린이집은 수십대를 개별 구매하고 리베이트까지 챙기고 있어 원장들이 짭짤한 부수입을 올리고 있다.

양심선언을 한 모 어린이집 관계자는 “잘 알고 지내는 이웃 어린이집에서 특정회사 공기청정기를 구입하면 대당 얼마의 리베이트를 주는데 왜 회사를 바꾸지 않느냐는 권유전화를 받았다”며 “일부 어린이집이 양심을 파는 짓거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집 공기청정기 임차료 지원사업은 순천시 뿐만 아니라 광양시에서도 벌이는 사업이다. 순천시의 경우 국·공립 직장·민간 어린이집 194개소에 1123대의 청정기 임차료 2억5700만원의 시비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공기청정기 사업은 생활가전 업체인 쿠쿠,코웨이,웰스,청호 등 4개 회사가 주로 경쟁구도를 갖춘 가운데 지역총판과 대리점을 중심으로 불법 영업이 판치고 있다.

이들 회사 가운데 시장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린 특정사가 이같은 리베이트 영업으로 업계 눈총을 받고 있다. 이 회사는 로비자금을 벌충하기 위해 서비스 방문기간을 2개월에서 3개월로 늘려 결과적으로는 어린이들 건강권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주장이다.

가전업체들의 이같은 과잉영업 행위는 ‘부당한 고객 유인행위’에도 해당돼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가 필요한 대목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순천시에서는 단 1건의 위법행위 적발도 없어 불법영업 관행을 뿌리 뽑지 못하고 있다. 차제에 어린이집에 보조를 해주는 현행 방식보다는 시에서 청정기 입찰을 실시, 일괄 구입해 배분하는 대안 등도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공기청정기 업체를 어린이집에서 개별 선정하기때문에 뒷돈이 오가는지 여부는 확인이 쉽지 않다”며 “추후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