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억 혈세 투입 과정에 제동없이 강행

김부겸 총리, 관평원관련 조사 지시

세종시 관세평가분류원 청사에 부착된 출입 통제안내문 [연합]
세종시 관세평가분류원 청사에 부착된 출입 통제안내문 [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세종시 이전 대상이 아닌 관세청 산하 관세평가분류원에 혈세 171억이 투입된 과정을 놓고 관가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관세청의 무리한 추진 과정뿐만 아니라 기획재정부의 이전 예산 편성이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의 건설 허가 단계에서 제동이 걸리지 않았기때문이다. 이 과정속에서 관평원 82명 직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49명이 세종시 이전 공무원에게 주어지는 아파트 특별공급을 통해 대거 청약에 당첨되기도 했다.

20일 총리실에 따르면 정부는 김부겸 국무총리의 지시에 따라 관세평가분류원 직원들이 챙긴 아파트 특별공급뿐만 아니라 이전계획이 확정되기도 전에 청사 신축이 강행된 과정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우선, 관세청은 지난달 국민의힘 소속 권영세 의원에게 제출한 답변서를 통해 “부지 검토 및 예산 편성 당시 관세청, 행복청, 한국토지주택공사, 기획재정부 등 관련 기관 모두 행안부 고시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2015년 처음 관세평가분류원 세종 이전안을 추진할 당시, 관세청과 소속 기관 모두가 행정안전부의 ‘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계획’ 고시(2005년)에 이전 제외 기관으로 명시된 사실을 몰랐다는 것이다. 그러나 관가에서는 관세청이 200억원에 가까운 청사 신축사업을 추진하면서 청사관리 담당부처인 행안부에 확인을 안 했다는 것은 ‘이해 불가’라는 시각이 절대적이다.

또 예산당국인 기획재정부는 관세분류평가원 세종 이전이 행안부와 협의를 거친 것인지 확인하지 않고 2016년 8월 신축 예산을 2017년 예산안에 반영했다. 기재부는 관세청이 행안부와 협의를 마치고 예산을 요구한 것으로 판단하고 예산을 편성했다는 입장이다. 기재부는 뒤늦게 올해 1월에야 국유재산관리기금 공용재산취득사업계획안 작성지침(2022년)을 고쳐 시설 예산을 요구할 때 행안부와 협의 결과서를 반드시 제출하라는 내용을 반영했다. 그러나 각 부처는 기재부의 신규 예산 심사가 매우 까다롭다는 점에서 이또한 납득이 어렵다는 분위기다.

관세청은 2018년 2월 이전 제외 고시를 뒤늦게 인지하고 관평원을 세종시 이전 대상에 포함해 달라며 행안부에 고시 변경을 요청했지만 행안부는 거부했다.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난 2019년 6월 관평원 청사 공사 강행을 인지한 행안부가 재차 관세청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관세청은 신청사 공정률이 50% 가까이 된다며 공사를 멈추지 않았다. 행복청은 행안부의 공문을 전달받고도 기재부와 협의를 거쳐 2018년 6월 관세청에 건축허가를 내줬다. 관세청이 예산을 받아 토지를 샀기 때문에 청사 관리 담당부처의 반대에도 건축을 허가했다는 것이다.

행안부가 2019년 다시 문제를 제기했으나 김영문 당시 관세청장은 정부법무공단과 법무법인 2곳에 자문해 3곳 모두로부터 관세평가분류원 세종 이전이 가능하다는 답볍을 받아내고, 건축을 계속 밀어붙였다. 검사 출신으로 참여정부시절 민정실에 근무했던 김 전 청장은 퇴임 후 21대 총선에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울산 울주군에 출마했다가 낙선했으며 지난달 한국동서발전 대표로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