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차 한 대 없이 시총만 계속 올라 98조원 육박

상하이 오토쇼에선 플라스틱 모형만 전시해 ‘빈축’

중국 부동산 개발회사 에버그란데가 풍부한 자금력에 기반해 전기차 제조에 도전하고 있지만, 실제 차량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1~28일 열린 상하이 오토쇼. 에버그란데 측은 2021년 차량을 첫 시범 생산하고, 2022년 양산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이 오토쇼에서는 플라스틱 모형만 전시해 빈축을 샀다.[EPA]
중국 부동산 개발회사 에버그란데가 풍부한 자금력에 기반해 전기차 제조에 도전하고 있지만, 실제 차량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1~28일 열린 상하이 오토쇼. 에버그란데 측은 2021년 차량을 첫 시범 생산하고, 2022년 양산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이 오토쇼에서는 플라스틱 모형만 전시해 빈축을 샀다.[EPA]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회사 ‘에버그란데’가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를 압도하겠다는 포부 속에 전기차 생산에 도전하고 있지만, 실제 경쟁력 있는 전기차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전기차업계에서도 막대한 자본으로 공격적 투자를 감행하는 에버그란데를 바라보며 돈으로 사들인 각종 기술을 조합한 결과물은 ‘프랑켄슈타인’이 될 수 있다며 회의적 시각을 드러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날 미국 자동차 회사 포드의 전기차 공장을 찾아 “자동차 산업의 미래는 전기차”라며 “중국이 이기도록 놔두지 않겠다”고 강조한 가운데 중국 전기차업계의 잠재적 ‘거물’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3대 부호로 꼽히는 쉬지아인 에버그란데 회장이 지난해 8월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주최한 한 만찬 행사에서 2025년까지 세계 최대 전기차 회사가 되겠다는 의지를 밝힌 이래 이 회사의 전기차 계열사 ‘에버그란데 오토’ 시가총액은 계속 올라 지난달 870억달러(약 98조3970억원)에 이르렀다.

WSJ는 이 금액은 미국 글로벌 자동차 회사인 포드나 GM의 시총을 뛰어넘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이 회사는 여태 1대의 전기차도 생산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국 정부가 전기차 1위 국가가 되겠다는 야심 속에 전기차 산업에 대한 대규모 지원을 약속, 중국 전기차 업체가 수십개로 불어나는 등 중국이 해당업계에서 급속한 발전을 이루고 있지만, 자동차 관련 경력이 일천한 에버그란데의 도전은 무모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전기차 업체들은 전기차 1대 개발에 수억달러를 쏟아붓고 있는 실정이지만, 에버그란데 측은 동시에 14대의 전기차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특별한 경험이나 노하우 없이 복수의 대규모 자동차 제조공장도 설립하고 있다.

에버그란데는 지난달 21~28일 열린 상하이 오토쇼에 대규모 부스를 차렸지만, 실제 자동차 없이 플라스틱 모형만 전시해 우려를 더욱 키웠다.

베이징 소재 전기차 회사 아크폭스의 사용자경험부 매니저 후 젠팡은 “그들(에버그란데)의 차는 파워포인트로 보면 훌륭하다”면서 “하지만 실제 출시까지는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에버그란데 측은 자동차 관련 기술 부족을 인정하면서도 영국, 스웨덴 등의 기존 자동차 회사들을 사들여 기술과 노하우를 충당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상하이 소재 전기차 컨설팅업체 오토모빌리티의 빌 루소 대표는 “에버그란데는 여러 회사들을 인수해 인상적인 조합을 만들어냈다”면서 “하지만 그 결과물은 프랑켄슈타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