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구분 없이 수사…부실수사 비판 받아들이기 힘들어”
강기윤 의원, 소환조사 검토…다른 국회의원 투기정황 확인
前행복청장 세종 신도시 투기의혹 수사대상 더 늘어날 듯
특수본 내수사 대상 2319명으로 늘어…내부정보 이용 1214명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부동산 투기 의혹을 수사하는 정부 합동 특별수사본부가 투기 의혹이 제기돼 내사 중이던 더불어민주당 양향자·양이원영 의원에 대해 불입건 결정하기로 했다. 땅 매입 시점에 내부정보를 이용할 위치에 있지 않았다는 이유다.
특수본 수사단장을 맡고 있는 최승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국장은 17일 “진정·고발이 제기됐던 국회의원 5명 중 2명에 대해 불입건하기로 결정했다”며 “2명 모두 매입 당시 국회의원이 아니었고 내부정보를 받을 위치도 아니었다”고 밝혔다.
특수본이 내사 종결하기로 한 국회의원은 양향자 의원과 양이원영 의원으로 확인됐다. 양향자 의원은 2015년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경기도 화성시 신규 택지개발지구 인근 개발제한구역 맹지를 매입해 땅 투기 의혹이 일었다. 양이원영 의원의 모친은 2019년 경기도 광명 신도시 땅을 지분공유 형태로 사들여 경찰에 고발됐다.
특수본은 불입건 결정과 별도로 두 의원 모두 기획부동산을 통해 매입한 사실에 주목, 해당 업체들이 내부정보를 사전에 받았는지에 대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두 의원이 이를 모르고 샀을 경우엔 처벌할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
특수본은 두 의원의 불입건 결정에 따른 ‘봐주기 수사’ 비판 가능성을 의식한 듯 공정하게 평가해달라고 당부했다. 최 국장은 “국회의원이나 정치인에 대해서는 여야 구분하지 않고, 선택적 수사를 하지 않는다”며 “의혹에 대해 객관적 사실을 확인해 혐의가 없게 나올 수도 있는데, 이를 부실수사, 맹탕수사라고 하면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다른 국회의원들에 대해서는 보강수사를 통해 입건 여부나 신병처리 등 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다. 경남 진해항 부두 투기 의혹이 제기된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의 경우, 한 차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 분석이 어느 정도 끝나는 대로 소환조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그밖에 부동산 투기가 아닌 의혹으로 내사 중이던 국회의원에게서 투기 정황을 파악하고 확인 중으로 전해졌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 의혹을 일으킨 ‘강사장’ 강모 씨와 LH 직원 1명에 대해서는 이날 부패방지권익위법 및 농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강씨 등은 LH 토지 보상업무 담당 과정에서 알게 된 정보를 이용해 광명 신도시 투기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과 함께 입건된 10명의 다른 피의자에 대해서도 신병처리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전 청장의 세종시 신도시 투기 의혹 수사는 다른 직원들로 확대되고 있다. 경찰은 전 행복청장 사건에 관련된 직원 1명을 함께 수사하던 도중, 또다른 행복청 간부가 세종시 산업단지 땅을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관련 내용을 세종청에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특수본이 내·수사 중인 대상은 총 583건, 2319명으로 늘어났다. 내부정보를 이용한 투기 사건 관련은 1214명이고, 기획부동산 관련자는 1105명이다. 이 가운데 14명이 구속됐고, 250명은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신분별로 보면 고위공직자 5명, 지방자치단체장 10명, 국회의원 5명, 지방의원 50명, 국가공무원 80명, 지방공무원 164명, LH 직원 64명 등이다. 법원에서 인용된 몰수·추징보전 규모는 452억3000만원에 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