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생활패턴 망가져 우울·무력감…시세따라 마음도 출렁

가상자산 조용직 기자/yjc@heraldcorp.com
가상자산 조용직 기자/yjc@heraldcorp.com

[헤럴드경제] 연중무휴, 하루 24시간 상하한가 없이 거래 시장이 돌아가는 가상 자산에 투자한 젊은 층들이 심각한 중독 증상과 우울증을 호소하며 정신과에 내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용돈을 모아 도지코인·메타디움 등 알트코인을 매수했다는 대학생 송모(23)씨는 9일 국내 언론과 인터뷰에서 “불면증에 불안 증세까지 겹쳐 정신과 상담을 예약했다”며 “시세 그래프만 들여다보면서 10원 단위에 울다 웃다 하는 날들의 연속”이라고 했다.

송씨는 “정기적 소득이 없다 보니 손실금 만회에 집착하게 되고 건강까지 상하는 것 같다”며 “코인 투자를 하는 친구들도 비슷한 증상을 많이 호소한다”고 했다.

끝간 데 없이 극심하게 오르고 내리는 그래프에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한다. 오르면 잠시 희열을, 내리면 다시 낙담과 우울증이 엄습하지만, 어느새 눈은 또 그래프를 향한다. 승패가 빠르게 확인돼 소위 ‘회전율’이 높은 도박을 할 때 흔히 나타나는 중독증상이다.

대출금을 끌어 투자했거나 소득이 적은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들은 가상자산 투자시 손해를 보고 있을 때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자괴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최근 상담·의료기관에도 코인 투자에 따른 중독 증상이나 우울증 관련 문의가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 따르면 지난 1∼3월 비트코인과 주식투자 중독 관련 상담은 1362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659건)의 2배로 뛰었다.

강동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코인 열풍이 다시 불기 시작한 몇 달 전부터 폭락에 따른 우울감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었다”며 “‘우울한 기분이 동반된 적응장애’로 진단하고 항우울제·항불안제 같은 약물을 처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공무원시험 준비생 송모(28)씨는 “생활비라도 벌어 볼까 해서 돈을 빌려 알트코인 투자를 시작했다가 원금도 잃고 시험 준비에도 지장을 받고 있다”며 “유명 기업가의 트윗 하나에 시세가 출렁이는 걸 보며 무력감이 들지만 그만두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중 특히 변동성이 큰 알트코인의 특성이 도박과 별 차이가 없어 빠르게 중독 증상을 알아차리고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 조언이다.

이화영 순천향대 천안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코인 열풍의 가장 큰 문제는 정신건강은 물론 생활 습관까지 망친다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심리적 부작용은 상담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근본적으로는 투기가 아닌 투자 관점에서 건전한 경제활동을 하는 게 해결 방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