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작가로, 유튜브 크리에이터, 사회복지사, 출판 편집자 등으로 살고 있는 여섯 명의 필자가 십대 시절 겪었던 학교폭력 피해 얘기를 꺼냈다. 여섯 명 중 한 명은 끝내 어른이 되지 못하고 죽었다.
글쓴이들은 무엇보다 학폭 피해의 끔찍함은 자신을 혐오하게 되는 것이라며, 내가 나의 가해자가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학폭 소설 ‘유해동물’을 출간한 바 있는 작가 황예솔은 초등학교 시절, 전학간 학교에서 친구를 사귀지 못하고 숙제를 못해가 매일 맞고 벌을 서야 했던 어린 자신을 떠올린다. 그는 “그런 나에게 다가오지 않는 친구들이 미웠고, 무엇보다 못난 자신이 제일 싫었다”고 털어놨다. 4학년이 돼선 좀 상황이 바뀌어 짝쿵과 가까워지지만 화장실에서 친구의 폭력을 견뎌야 했다. 그러던 중 다른 친구들의 도움으로 짝쿵의 위협은 사라졌지만, 친구들의 무리에서 버림받지 않기 위해 그 또한 자신이 좋아했던 친구의 가해자 대열에 끼인다.
황 작가는 “폭력과 혐오는 사회 속에서 순환하는 모양을 가졌다”며, “가해자 또한 다른 폭력의 피해자”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2011년 대구에서 학교폭력 때문에 자살한 중학생 권승민군은 중2때 친구 부탁으로 게임 아이템을 대신 키워주다 아이템을 도난당하는 사건이 생기면서 가해자들로부터 배상 협박과 함께 신체폭력, 언어폭력과 고문을 당하고 가족을 해치겠다는 협박까지 받으면서 스스로 생을 져버렸다.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고등학교 교사인 엄마는 가슴으로 절규하며 10년동안 매일을 기록했다. 피해 사실만으로도 힘든데 가해자들은 사과조차 하지 않고 주변의 반응에 더 힘들게 보낸 시간들, 승민의 유서와 눈물겨운 엄마의 시간을 담은 얘기는 학교와 사회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또 다른 피해자는 장애인인 오빠 때문에 학교폭력을 당하고 오빠를 잘 챙기지 못한다며 가정폭력을 견뎌야 했다. 담임선생님은 그런 폭력의 일상을 기록한 일기를 읽고도 모른채 했다.
은유 작가는 머릿말에서 “‘여섯 개의 폭력’에는 눈을 크게 뜨고 읽어야 할 ‘붕괴의 서사’가 담겨 있다”며, “그들이 목소리를 낸 것은 고통으로 우리가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보여주기 위해서다”고 썼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여섯 개의 폭력/황예솔 외 지음/글항아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