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SC 제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2021년도 벌써 1/3이 지나가고 있다. 이제 모든 국가들이 1분기 경제성적표를 받아 들고 있고 올해 경제 실적에 대한 대략적인 전망을 할 수 있게 되리라 본다. 이 시점에서 주요 거시경제 이슈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재정부양책 규모와 코로나19 바이러스 통제 정도에 따라 각 나라가 다른 경제 성적표를 받게 되겠지만 전 세계적으로 연초 전망보다는 나은 성과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백신이 보급되고 정부의 재정정책이 지속되는 가운데 보복 소비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가 겹치면서 세계 경제는 연초 전망치인 4.8%보다 높은 5.7%의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나라도 견조한 수출과 투자 덕분에 좋은 성적표를 받아 들면서 2021년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한 3% 초반에서 3% 중·후반으로 올라갈 것으로 본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소비가 크게 위축될 것이란 전망과 달리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중에 내구재 중심으로 꾸준한 상품 소비가 이뤄진 점이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로 이어진 것이다.
세계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겠지만 모든 국가가 고른 성장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각 국가의 성장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백신 확보 여부에 달려있다. 심지어 선진국인 미국과 EU도 백신 유무에 따라 다른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본다. SC제일은행은 백신의 접종 속도가 빠른 미국의 성장률은 상향 조정한 반면 병목 현상과 느린 진행 속도로 백신 접종이 늦어지고 있는 유럽의 성장률은 하향 조정했다.
둘째, 대부분의 국가가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 2~3분기를 보낼 것이다. 작년 대비 기저효과, 기록적인 미국의 재정부양, 그리고 높은 상품가격은 세계적으로 단기적인 물가상승을 불러올 확률을 높인다. 더욱이 최근 바이러스의 유행으로 인한 공급망 중단과 갑작스런 수에즈 운하의 임시폐쇄로 인한 운임 상승 등은 인플레이션 공포를 부채질할 여지가 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우려는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고용절벽, 글로벌 소싱을 통한 효율화, 바이러스 위기 지속 우려에 따른 저축 상승 등은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구조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예상한다. 지난 20년 동안의 구조적인 인플레이션 감소 추세는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단기적인 인플레이션은 피할 수 없을 듯하며 이는 각 국의 중앙은행이 얼마나 인플레이션을 견딜 수 있을지 시험하게 될 것이다. 경제성장이 예상보다 빠르면서 물가가 올라갈 때 그리고 그 물가가 티켓 물가보다 높아질 때 중앙은행들이 몇 달을 견뎌낼지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쏠릴 가능성이 높다.
셋째, 연초의 우려와 달리 미국의 금리 상승으로 인한 발작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동시에 최근 연준의 적극적인 금리 안정화 메시지 탓에 급락하고 있는 미 국채 금리도 너무 과장된 것이라 생각한다. 비록 연준의 자산매입이 2022년까지 그리고 2023년이 돼서야 정책금리 인상을 시도할 것으로 보지만 미국의 10년 국채는 올해 말까지는 2.0%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마지막으로 미·중 무역 갈등과 지정학적 리스크는 점차 커지고 무역 분쟁으로까지 이어지면서 경제적 부담을 키울 전망이다.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양국이 당장은 무역 분쟁을 가시화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미국의 중국 제재 기조는 트럼프 대통령 시절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부상에 맞서 주로 관세를 이용한 중국 제재에 나섰다. 이와 달리 바이든 대통령은 주요 공급망 의존성을 중국에서 동맹국으로 이동시키고 중국의 성장을 둔화시키는 방식으로 전략적 기술 우위를 점해 미국의 지배적 역할을 유지하는 전략을 취할 것이다.
백신 부족과 접종 지연으로 인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의 긍정적인 모멘텀이 유지되고 있는 것은 다행인 듯하다.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의 성장이 가파를 것으로 예상되고 글로벌 경제가 점차 소비를 확대하면서 반도체, 화학, 선박, 자동차 등 우리나라의 경쟁력 있는 품목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확률이 높다. 바이러스 확산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백신 보급 속도를 높인다면 우리나라도 연말쯤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지 않을까 전망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