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소득 3500만원 이하에서
주담대·신용대출 동시에 줄어
서울 밖 조정대상지 타격 커
7월 시행 전 막차수요 많을 듯
정부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차주 단위로 적용하고, 신용대출 만기도 줄이기로 함에 따라 대출한도가 크게 낮아지게 됐다. 소득이 적을 수록 대출한도가 더 많이 줄어드는 구조여서, 또다른 양극화를 부채질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7월 규제 시행 전 막차대출을 노린 수요가 급증할 수도 있다.
금융위는 4월29일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통해 오는 7월부터 전 규제지역의 6억원 초과 주택을 담보로 한 대출(주담대)에 대해 차주 단위 DSR을 40%로 적용한다고 밝혔다. 현재 10년으로 적용되는 신용대출의 DSR 산정만기를 7년으로 낮추기로 했다. 만기가 짧아지면 매년 갚아야 하는 원리금이 늘어나므로 DSR이 높아진다.
이세훈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90% 이상 대부분 차주들은 DSR 도입에 따른 변화를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에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LTV는 40%, 조정대상지역 LTV는 50%로 이미 한도가 낮게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DSR로 대출이 줄어들 일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출 한도를 시뮬레이션해보면, 당장 7월부터 규제지역에서 6억원 초과 주택을 구입하려는 대부분 차주의 한도가 줄어든다.
가장 타격을 적게 받는 사례를 상정해보자. 연소득 7000만원 차주가 조정대상지역에서 6억원 주택을 구입하면 기존에는 LTV 50%를 적용받아 주담대 3억원을 받을 수 있었고, 소득의 100~150%로 나오는 신용대출 1억원을 받아 최대 4억원을 마련할 수 있었다. DSR이 40%로 적용되면 주담대 3억원은 그대로 받을 수 있지만, 신용대출 한도가 8500만원으로 줄어든다.
소득이 낮아질수록 한도 감소폭은 더 커진다. 연소득 4000만원 차주는 기존에는 주담대 3억원에 신용대출 6000만원이 가능하지만, 7월 이후에는 주담대 3억원에 신용대출이 1100만원으로 줄어든다. 연소득이 3500만원 이하로 내려가면 아예 주담대 한도 자체가 낮아지게 된다. 연소득 3000만원은 주담대를 2억5500만원 밖에 못받고, 신용대출은 아예 받을 수 없다.
집값이 상승할수록 영향은 더 커진다. 조정대상지역 9억원 주택은 기존에는 연소득 5000만원 차주가 주담대 4억5000만원에 신용대출 7500만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7월부터는 주담대를 4억2000만원 밖에 받지 못해 총 대출 한도가 1억원 가까이 줄어든다. 연소득 3000만원 차주는 현재 주담대와 신용대출을 더해 5억까지 받을 수 있지만, 7월 이후엔 주담대 2억5500만원밖에 못받아 대출액이 절반으로 깎인다.
이에 7월 이전에 조정대상지역을 중심으로 대출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저소득층은 주택 자체를 구입하려할 수 있고, 신용대출만 깎이는 일정 소득 이상 계층은 신용대출을 미리 받아놓으려 할 수 있다.
다만 서울 등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는 조정대상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다. LTV 규제가 40%여서 DSR로 인한 영향이 덜하고, 9억원 초과 주택은 기존에도 DSR 규제를 받고 있어서다.
하지만 6~9억원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주택가격이 올라갈수록, 소득이 낮을수록 신용대출 한도는 줄어들 수 있다. 연소득 5000만원 차주가 9억원 주택을 구입한다면, 기존에는 주담대 3억6000만원과 신용대출 7500만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7월부터는 신용대출이 1800만원으로 줄어든다. 김성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