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측근은 25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날 터키 전신인 오스만제국의 아르메니아인 박해를 ‘집단학살’로 선언한 것과 관련, “터무니 없다”며 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미 백악관은 지난 40년간 터키와 관계를 염두에 두고 1차 세계대전 발발 직후인 1915년 150만명의 아르메니아인을 집단학살한 오스만제국 문제를 대놓고 거론하지 않았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관행을 깼고, 터키는 반발 속에 대응 수위를 검토하고 있다.
이브라힘 칼린 에르도안 대통령의 대변인이자 고문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수 일, 수 개월 안에 다양한 형태, 종류, 정도의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모든 것을 한 단어로 줄여 투르크인이 연루됐고, 우리 오스만 조상이 집단학살 행위에 연루됐다고 시사하려는 건 역사적 사실로 뒷받침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칼린 대변인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내각 회의 뒤 이번 이슈에 관해 대응할 것”이라며 “우리가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매우 불행하고 불공정한 성명에 대한 대응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터키는 오스만제국에 살던 많은 아르메니아인이 1차 세계 대전에서 오스만군과 충돌해 살해당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이게 체계적으로 조직돼 집단학살을 구성한다는 점은 부인한다.
칼린 대변인은 “의회가 이번주 성명을 낼 걸로 예상한다”고도 했다. 이 성명엔 바이든 행정부를 수사적으로 때리는 내용이 포함될 걸로 전문가는 예측한다. 미국으로 넘어간 유럽 정착민이 아메리카 원주민을 다룬 걸 집단학살로 분류하는 식으로다.
터키의 대응으론 인지를리크 공군기지에 대한 미국의 접근 제한도 꼽힌다.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이슬람국가(IS)와 싸우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곳이다. 칼린 대변인은 다만, 이런 안을 명확히 거론하진 않았다.
아울러 북부 시리아·이라크에서 미국과의 군사조정 축소, 아프가니스탄 평화 회담 지원을 위한 외교적 노력 축소 등의 선택지도 터키에 있는 걸로 관측된다.
그러나 실제론 터키의 운신의 폭은 제한될 거란 분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감염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인 데다 지난주 달러화 대비 리라화가 사상 최처지에 가깝게 떨어지는 등 내부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다.
칼린 대변인은 “미 관리들이 터키에 그 선언은 잠재적 보상 청구에 대한 법적인 근거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23일 바이든 대통령과 첫 전화통화에서 성명을 진행하는 건 ‘거대한 실수’가 될 거라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