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부채 가지고 전혀 다른 해석
KDI, 공사채 정부 없으면 정크본드
‘암묵적 지급보증…부채 폭탄 뇌관’
기재부는 ‘공기관도 채무분담 가능’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공기업 부채 규모를 두고 한국개발연구원(KDI)와 기획재정부가 의견을 달리했다. KDI는 공기업 부채가 선진국들과 비교해 과도한 수준이라고 지적했고, 기재부는 관리 가능한 규모라고 반박했다.
24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20일 오후 3시40분께 ‘공기업 부채와 공사채 문제의 개선방안’ 보고서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보고서는 6시간 40분 전인 9시에 배포됐다. 6시간 40분만에 즉각 대응한 것이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공기업 부채가 2017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23.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2.8%)을 넘는다고 지적했다. 노르웨이를 제외할 경우엔 OECD 내 1위라고 평가했다. 노르웨이는 총부채보다 훨씬 많은 금융자산을 보유해 우리나라와 상황이 다르다.
KDI는 “공기업 상당수가 펀더멘털이 약하면서 부채만 많다”며 “공기업 부채는 유사시 정부가 책임질 수밖에 없어 사실상 정부 부채와 크게 다르지 않으면서도 관리와 통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우려했다.
공기업 부채는 공사채 발행 방식으로 조달됐다. 우리나라 공기업은 건전성·수익성 등과 상관없이 거의 항상 신용도 최상을 인정받고 있다. 이는 공기업이 파산할 것 같으면 정부가 미리 나서서 채권의 원리금을 대신 지급해 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KDI는 "원래는 정크본드(투기등급) 수준에 불과하지만, 정부의 암묵적 지급보증에 힘입어 국채 수준의 안전자산으로 탈바꿈했다"면서 공기업 부채와 공사채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KDI는 우선 공사채 채무를 국가보증채무로 원칙적으로 포함시켜 공식 관리하고, 공기업 위험수준을 평가해 위험 연동 보증수수료를 부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우해영 기재부 공공정책국장은 KDI 보고서가 배포된 뒤 가진 설명회에서 “공공기관 부채는 국가부채와 달리 각 기관마다 별도의 채무분담 능력이 있다”며 “공공기관들이 부채를 갚지 못하는 구조가 아니라면 이를 굳이 국가부채와 연결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금융공기업의 부채가 국내총샌산(GDP) 대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에서 가장 높다’고 한 지적에는 금융공기업 부채는 대출 과정에서 생기는 충당성 부채라는 점에서 비금융공기업 부채와 성격이 전혀 다르다고 강도높게 반박했다.
우 국장은 “금융공기업에 대해선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적용해야 한다”며 “우리나라 금융공기업들은 8% 기준보다 훨씬 양호한 14%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공기관 부채가 사실상 정부 암묵적인 지급보증을 받고 있어 방만경영되고 있단 분석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우 국장은 “공공기관 경영평가, 예비타당성 조사, 중장기재무관리계획, 사업별 부분회계 등을 통해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기업 부채가 2017년 기준 GDP 대비 23.5%로 OECD 평균(12.8%)을 넘는다고 지적에는 “GDP 대비 공공기관 부채 비중은 국민경제에 공공기관 기능이 클수록 높게 나타난다”며 “재무건전성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로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