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 tvN 토일드라마 ‘빈센조’와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의 주인공이 악을 처단하는 방식은 공통점이 있다. 마피아 변호사 ‘빈센조 까사노’(송중기 분)와 무지개운수 택시기사 ‘김도기’(이제훈 분)가 사회악을 응징하는 과정을 보면 한 마디로 ‘가차 없다’.
‘추적자’(2012)에서는 손현주가 교통사고로 숨진 딸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혼자 파헤친다. ‘테이큰’(2008)에서는 리암 니슨이 납치된 딸을 구출한다. 이 두 아버지의 직업은 강력반 형사와 전직 특수요원이다. 이들조차도 가족을 지키지 못하고 홀로 복수를 해야 한다는 것은 공권력에 대한 깊은 불신이 깔려 있다.
‘빈센조’와 ‘모범택시’에 오면 복수가 더욱 강해지고 악랄해졌다. 무서울 정도다. 끝까지 쫓아가서 혼내준다. ‘빈센조’는 마피아의 방식으로 악을 처단한다. 당한 것보다 몇 배 더 세게 갚아준다.
사적 복수 대행 서비스를 가동하는 ‘모범택시’는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자’(로마서 12장 21절)는 성서 문구를 써붙여 놓았지만 지하창고에는 조직적인 복수를 감행할 거대한 아지트를 조성해놨다. 거의 배트맨 수준이다.
주인공의 무공은 더욱 정교해졌다. 총을 다루는 솜씨도 악보다 한 수 위다. 이렇게 하지 않고서는 악을 처단하기 힘들 정도로 악은 세졌고 구조화돼 있다.
‘빈센조’에서는 온갖 갑질과 횡포를 일삼는 바벨그룹이 등장하고, 검찰과 언론을 주무를 수 있는 막강한 인맥과 정보, 자금력을 가지고 조폭들과도 협조관계를 유지하는 국내 최고 로펌 ‘우상’이 바벨을 돕는 공범이다. 물론 이들을 대적해 해결하는 것도 법무법인 지푸라기의 ‘홍차영(전여빈 분)-빈센조’ 변호사팀이다.
‘모범택시’에서는 성범죄자 조도철의 출소 현장을 김도기가 따라가 일순간에 제압해 사설 감옥을 운영하는 지하세계의 대모 백성미(차지연 분)에게 넘겨버린다. 인간쓰레기들을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시킨다. 장애인을 잔인하게 부려먹는 젓갈 도적떼를 소탕하는 장면 또한 속이 후련해진다.
약자 동급생을 괴롭히는 학생도 봐주지 않는다. 누가 돌을 던졌든 가라앉는 건 마찬가지니까, 어린 학생이라도 죗값을 받게 한다. 형사 처벌받지 않는 촉법소년제도가 악용될 수 있는 현실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다급해진 악이 병원에 있는 빈센조의 어머니까지 살해했다. 악에 대한 복수와 응징은 쉽게 끝날 수 없다. 두 드라마가 때론 상황극 수준의 코믹함을 더해 불편함을 사라지게 하지만 이 살벌한 두 복수극이 왜 이렇게 시청률이 높게 나타나는지는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