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한달간 20조원 늘어나

투자처 관망 자금 유입 분석

저원가 자금조달 NIM 개선

장기론 수익기반 약화 초래

언제든 출금이 가능하지만 이자가 거의 없는 은행의 대기 예금 규모가 지난달 900조원을 넘어섰다. 최근 박스권 증시가 이어지면서 투자자 예탁금이 감소하는 등 증시 주변 자금이 줄어든 가운데 투자처를 관망하는 자금이 일부 은행으로 편입됐단 분석이다.

20일 한국은행의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은행의 총수신(은행·중앙정부·비거주자예금 제외)은 1983조원으로 한달 새 20조원(1.0%) 증가했다. 이 중 요구불·수시입출식 예금이 19조원 가량 늘어 증가액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은행 입장에선 비용(이자)이 거의 발생되지 않아 저원가성 수신으로 분류되는 이들 예금은 전체 수신의 46.0%를 차지, 역대 최고 비중을 기록했다. 저금리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주식, 부동산, 가상자산 등 다른 유망 투자처를 물색하는 자금들이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당장 대기 예금 증가는 은행의 수익성에 긍정 요인이다.

김도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의 대출 공급 의지보다 차주의 대출 수요가 강하다는 점과 여전히 저원가성 수신 비중이 확대되는 중이란 점은 은행 수익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신규 조달비용과 총 조달비용 간의 차이를 고려하면 상반기까진 강한 순이자마진(NIM)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길게 보면 은행의 수신 기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저원가성 예금은 회전율이 높아 안정적 자금 조달원으로선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보통 은행의 대출은 3년 이상의 중장기인데 단기예금의 비중이 높아지면 만기불일치의 리스크가 높아지게 된다.

은행들이 자산 리밸런싱(보유비중 조정) 전 현금을 보관하는 금고로 전락, 예매마진을 기본으로 한 상업은행(CB)으로서의 면모가 사라지고 있단 분석이 나온다.

한편, 지난 2월부터 정기예금도 두달 연속 증가해 702조원의 잔액을 기록했다. 향후 금리 상승을 기대하는 수요 증가, 은행들의 수신 영업 강화, 직접 투자에 대한 피로도 누적 등이 반영됐단 관측이다. 서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