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위험부담 큰 상품 권유”
한국도로공사 사내근로복지기금은 전문투자자가 아닌 일반투자자이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큰 투자상품을 권유한 자산운용사들은 손해 일부를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도로공사 기금이 유진자산운용과 미래에셋증권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로써 도로공사 기금은 두 자산운용사로부터 손해액(약 56억원)의 70%인 39억5096만원을 받게 됐다.
재판부는 어떠한 기금이 법률에 설립근거를 두고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전문투자자로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자본시장법은 ‘법률에 따라 설립된 기금’을 전문투자자로 규정한다. 재판부는 도로공사 기금이 근로복지기본법에 따라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로 설립됐지만, 수익 창출이 아닌 근로자들의 복지사업 지원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만큼 일반투자자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일반투자자인 도로공사 기금에 적합하지 않은 상품의 투자권유를 했으므로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도로공사 기금은 2013년 1월 미래에셋에 안정적인 금융투자 상품 추천을 요청했다. 이후 2013년 2~7월 도로공사 기금은 142억원 상당을 들여 미래에셋이 추천한 펀드에 가입했다. 하지만 이미 같은 해 4월께 미국 생명보험증권(TP) 펀드의 환매 중단이 발생했고, 또 다른 피고인 유진자산운용은 해당 사실을 알고도 이를 미래에셋에 알리지 않았다. 이후 도로공사기금은 2014년 3~9월 투자금 상환으로 86억원가량을 받았다. 박상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