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시도지사, 공시가격·보유세 동결 공동전선
민주당 부동산특위 구성, 친문 중진들이 고가주택 기준 상향 앞장서
야당이 건의하고 여당이 실행에 나섰다. 부동산 보유세 인하가 정치권의 발 빠른 움직임에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공시가격 현실화라는 기존 정부 방침도 정치권의 압박에 한 걸음 물러섰다.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권영진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등 국민의힘 소속 5개 지방자치단체장은 지난 18일 ‘공시가격 현실화 공동 논의’ 회의를 열고 공시가격 동결 및 보유세 동결을 골자로 하는 5개 조항의 건의문을 발표했다.
보유세 산정 기초인 공시가격 동결은 부동산 관련 세금의 동결을 의미한다. 오 시장은 “공시가가 오르는 게 문제가 아니라 너무나 빠른 속도, 급등이 문제”라며 “공시가 이의신청 건수가 약 4만건으로 4년 전보다 30배 이상 증가했다. 공시가격 불신이 얼마나 팽배했는지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원 지사도 “국민 재산을 함부로 여기고 엉망진창으로 징벌적 세금을 부과하는 일은 불공정하고, 조세는 반드시 법률로만 매길 수 있게 한 헌법의 조세법률주의를 편법으로 어기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바로 시행에 나섰다. 전날 오후 열린 비공개 당정청 회의에서 부동산 보유세 문제가 심도있게 논의됐다. 회의 한 참석자는 “당정청 쇄신 이후 국민이 가장 관심을 가진 부동산 문제를 논의했다”며 “현장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전부 점검해보기로 했다”고 전했다.
야당 시도지사들이 건의한 공시가격 문제에 종합부동산세 같은 보유세 문제, 그리고 LTV(주택담보대출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 등 대출 규제 완화까지 ‘원샷 규제 해제’ 논의가 이뤄진 것이다.
민주당은 이르면 19일 당 부동산 특위를 출범하고 부동산 보완책을 정리할 예정이다. 또 당정 협의를 열고 제도 개선 및 법제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 내에서는 고가주택 기준 상향을 통한 보유세 동결 또는 인하가 벌써부터 거론되고 있다. 홍 부총리를 필두로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라는 기존 정책과 현행 보유세 부과 기준을 고수하고 있지만,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책 주도권을 당으로 가져오겠다는 민주당의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윤호중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인 지난 16일 “정부가 실시한 부동산 정책이라도 문제가 있다면 과감히 바꾸겠다”며 “1가구 1주택 원칙으로 실수요자를 위한 공급 확대와 금융, 세제 지원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친문 성향 민주당 중진들이 부동산 보유세 완화에 적극 나서는 것도 특징이다.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종부세는 대한민국 1%에 매겼던 세금”이라며 “현재 9억 원을 대폭 상향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고가주택 기준 상향을 언급했다.
최정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