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2021 정신장애인 인권보고서’
월평균 가구소득 180만4000원 그쳐
고용률 15.7%뿐…타 장애유형보다 저조
가족 30%, 돌봄 때문에 결혼도 포기
부정적 시선까지…“취업제한에 자립 못해”
인권위, 탈원화 등 7대 핵심추진과제 제시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국내 정신 장애인 가구소득이 전체 가구 평균의 절반에 그치고, 미혼인 가족 10명 중 3명은 돌봄 부담 때문에 결혼까지 포기했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인권위는 정신 장애인 인권 보호를 위한 범정부적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인권위가 장애인의 날인 20일 발간한 ‘2021 정신장애인 인권보고서’를 보면 정신 장애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017년 기준 180만4000원으로, 전체 가구(361만7000원)의 절반(49.9%) 수준에 불과했다. 장애인 가구 평균(242만1000원)과 비교해도 25.5% 적었다.
정신 장애인의 고용률은 15.7%로 15개 장애 유형 중에서도 4번째로 낮은 데다가, 고용 형태도 고정 수입이 없는 임시직(49.9%)이나 일용직(38.5%)이 대부분인 탓이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복지일자리 등에 참여한 경우도 전체 참여 장애인 중 5.0%에 그쳤다.
이는 가족의 돌봄 부담으로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었다. 가족들은 정신 장애인의 ▷경제적 생계(69.2%) ▷일상생활(53.5%) ▷정신건강 관리(62.6%) 등을 책임졌다. 특히 경제적(57.9%)·심리적(55.1%) 부담이 심각했다. 정신장애인 가족의 14%는 미혼 상태였고, 이들 중 30%는 ‘돌봄 때문에 결혼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정신 장애인의 정신의료기관 평균 재원 기간은 2018년 기준 176.4일로 ▷벨기에(9.3일) ▷스웨덴(15.7일) ▷영국(35.2일) 등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 비해 많았다. 퇴원 후 30일 이내 재입원하는 비율 역시 OECD 평균(12.0%)을 2배 웃도는 27.4%에 달했다.
정신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시선도 문제다. 정신 장애를 가진 사람은 위험하거나 무능할 것이라는 막연한 편견과, 그에 기반한 정신 장애인의 자격증 취득·취업 제한 법률은 정신 장애인의 자립의 기회를 가로막고 있다고 인권위는 지적했다.
인권위는 보고서 분석 내용을 토대로 국무총리와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정신 장애인의 인권 보호와 증진을 위한 범정부적인 정책을 수립·이행할 것을 권고했다. 4대 원칙, 7대 핵심추진과제, 27개 정책과제도 함께 제시했다. 7대 핵심추진과제에는 ▷정신장애인의 사회권 강화 ▷탈원(시설)화 ▷존엄성에 기반한 치료 환경 마련 ▷의사결정 제도 개선 ▷재난 상황 시 지원안 등이 담겼다.
이번 보고서는 2009년 인권위가 낸 ‘정신장애인 국가보고서’의 후속 보고서로, 10년간 개선되지 못했거나 사회 변화에 따라 추가된 쟁점들을 중심으로 정책과제를 선정했다고 인권위는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