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중국 짝퉁(가짜), 이 정도야?…만원짜리 에어팟 맥스까지 등장!”
IT업계에 만연한 중국산 ‘짝퉁’(가짜)이 쉽사리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애플 등 유명 제조사의 인기 IT제품 ‘껍데기’만 본따 싼 값에 판매하며 제조사와 소비자 모두에게 피해를 입히는 상황이다. 최근엔 한화로 1만원에 불과한 에어팟 맥스까지 등장했다. 애플의 무선헤드폰 에어팟 맥스의 정품 가격은 한화로 71만원에 달한다.
16일 중국IT매체 기즈모차이나는 애플 ‘에어팟 맥스’를 본딴 ‘짝퉁’ 제품을 리뷰했다.
에어팟 맥스는 지난해 12월 출시된 애플의 첫 무선헤드폰이다. 국내 출시가가 71만9000원. 중국에서도 4399위안(75만2000원)에 판매되는 고가의 제품이다.
하지만 기즈모차이나가 선보인 짝퉁 에어팟 맥스의 가격은 단 돈 65위안(한화 약 1만1100원)이다. 외관 디자인만 보면 에어팟 맥스와 꼭 닮았다.
에어팟 맥스는 헤드폰으론 드물게 모서리가 둥근 직사각 형태의 이어컵을 채용한 것이 특징이다. 애플을 상징하는 ‘사과’ 로고 없이 이어컵만 보더라도 애플 제품임을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둥근 직사각 형태의 이어컵이 에어팟 맥스의 ‘시그니처’인 셈이다.
다만 짝퉁 에어팟 맥스는 이어컵 쿠션과 머리 받침을 매쉬 소재 대신 부드러운 가죽 질감의 재질로 바꿔 약간의 차이를 줬다.
중국 정부가 지난 2017년 ‘세계 최대 짝퉁 제조국’이란 오명을 벗기 위해 상표 심사 기준을 개정하는 등 짝퉁과의 ‘전면전’에 나섰지만, 중국산 짝퉁은 여전히 도를 지나치는 수준이다. 201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보고서를 살펴보면 전 세계 위조·불법복제 상품의 규모는 연 5090억달러다. 한화로 약 575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전자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의류(16%), 가죽제품(13%)에 이은 3위로 12% 수준이다. 절반 가량이 중국에서 생산됐다.
국내 업체들의 피해도 막심하다. 중국 스마트폰 평가앱 안투투가 지난달 ‘위조의 날’을 맞아 발표한 모조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중국에서 가장 많은 짝퉁이 만들어진 스마트폰 브랜드 1위는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 모조폰이 전체 모조폰 시장의 3분의 1을 훌쩍 넘는 34%에 달했다. 두 번째로 많은 모조폰은 애플의 아이폰으로 13%를 기록했다. 3위는 화웨이 폰(8%)이었다.
0%대에 불과한 삼성전자의 중국 내 점유율을 상기하면 아이러니한 결과다. 짝퉁 갤럭시폰이 기승을 부리며 정품 갤럭시폰이 외면받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