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133조원 투자...글로벌 1위 목표

평택에 3곳 추가·美 신공장 등 파운드리 육성

바이든 투자 압박에 계획 차질 우려 목소리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항공 사진.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항공 사진. [삼성전자 제공]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글로벌 1위 달성을 목표로 세운 삼성전자가 앞서 세운 133조원의 투자 계획을 어떻게 이행해갈지 관심이 쏠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실상 노골적으로 대규모 투자를 요구함에 따라 미국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의 투자 시점이 빨라지는 등 기존의 투자 계획에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2019년 ‘반도체 비전 2030’을 통해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1위 자리에 오른다는 목표를 세우면서 파운드리 사업 세부 전략도 구체화하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 사업의 미래 성장성을 예견한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1위 저력을 바탕으로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2월 극자외선(EUV) 전용 화성 ‘V1 라인’ 가동에 이어 평택에 파운드리 라인 구축에 나서는 등 모바일, 고성능 컴퓨팅(HPC),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분야로 초미세 공정 기술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즉 133조원의 투자 계획 중 대부분이 파운드리 공장 설립에 투입될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평택에 1·2·3공장에 이어 4·5·6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아직 어떤 라인이 들어설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는 파운드리를 중심으로 최첨단 생산 라인을 구축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장 하나 신설에 약 30조원이 투입되는 것을 감안하면 3개 공장 신설에만 약 90조원이 투입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급증하는 미국 반도체 수요에 대응, 올 초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약 170억달러(약 19조원)을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 증설에 나설 것으로 외신 등을 통해 전해졌다. 현재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인근에 매입해둔 부지에 신공장 증설에 나선다는 전략이지만, 아직 오스틴시와 세제혜택 등을 조율 중인 상황이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투자 압박에 나서면서 삼성전자의 이같은 계획에 차질을 빚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텍사스뿐만 아니라 애리조나 등 다른 지방정부와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 규모를 놓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행정부 차원의 압박을 받으면 협상에서 불리한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그동안 효율적 투자를 적기에 단행, 대규모 투자에도 높은 수익률을 유지해왔다. 대형 고객을 여럿 확보해두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투자를 단행할 경우 아무리 시장이 커져도 회사는 일시적으로 적자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삼성전자가 무리하게 투자 계획을 변경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대형 고객을 확보하면서 투자 계획에 따라 자금을 투입하는 효율적 투자 기조를 유지해왔다”며 “즉 미국 정부의 공급 확대 압박만으로 투자시기를 앞당기고 투자 규모를 키우는 건 사업에 무리가 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파운드리사업부가 생긴 2017년만 해도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반도체 매출은 10조원 초반대에 머물렀다. 이후 전사적으로 비메모리 사업에 힘을 실어주면서 지난해 약 17조원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반도체 사업에서 10% 수준에 불과하던 매출 비중도 약 20%까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성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