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발표일정 선거 후로 미뤄
대선 앞두고 여론 반전 시급
무주택·실수요자 완화로 가닥
DSR·LTV 등 탄력적 운용할듯
4·7 보궐선거에서 청년층이 여당에 등을 돌리면서, 가계대출 규제 등 금융정책에서도 변화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민심 변화를 읽은 여당은 청년 및 신혼부부 등 무주택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금융권 안팎에선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가 당장 금융위원회가 이달 중 발표할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대선이 1년 남짓 남은 만큼 정부와 여당이 청년층 민심을 되돌릴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발표 예정이었던 가계부채 관리방안은 주택시장 과열 억제를 위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기관이 아닌 개인별로 적용하고 신용대출에 대해서도 원리금 분할 상환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LH(한국토지주택공사)직원들의 신도시 투기 의혹이 나오면서 토지 담보대출 규제 등의 변수가 더해져 일정이 미뤄졌다.
그 사이 더불어민주당은 3월 말 장기무주택자와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한 LTV(주택담보대출비율)와 DSR 상향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현재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무주택자는 LTV와 DSR을 10% 포인트 우대해 주고 있는데, 대상과 혜택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시점은 6월께로 못박았다.
금융위원회도 무주택 실수요자의 대출 규제 완화엔 공감하고 있다. 가계대출 총량이 1000조원을 넘기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대출 안정화에 고민이 깊지만, 청년층 주거 사다리를 제공하는 차원에선 일부 규제 완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하는 모습이다.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도 1일 은행권 CEO 간담회 직후 “가계대출은 놔두면 폭탄이 될 수 있으니 가계대출 안정화를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면서도 “청년층과 무주택자를 위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 안팎에서 규제 완화 언급이 이어지면서, 그 동안 가계대출을 줄이는데 적극적이었던 정부의 정책 기조가 흐트러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으로 재건축 기대심리가 집값을 자극할 수 있지만, 이 경우에도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책임은 되레 정부에 집중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청년층과 무주택자 대출규제 완화가 집값의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여지를 최소화 할 안전장치도 필요하다. 개각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정부 부처간 이견도 넘어야 할 산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선거 이후로 가계부채 관리방안 발표가 미뤄지면서, 선거 결과에 따른 정치권 압박이 있을 것”이라며 “금융위가 가계부채 총량은 관리하면서 주택 실수요자들의 자금난은 덜어줄 묘안을 내놔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연진·김성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