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하던 금리 반등에
평가손실↑…자본압박
생보사 24곳 중 17곳
손보는 국내 14곳 전부
지난 해까지 급격히 하락했던 채권금리가 올 들어 상승반전하면서 보험사들의 건전성을 위협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자산 대부분을 채권에 투자하고 있어 평가손실이 발생하면 자본비율에 부담이 커진다. 지난해까지 저그리 수혜를 누렸던 만큼 일종의 ‘역습’인 셈이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지급여력(RBC) 비율이 3분기 대비 하락한 국내 생명보험사는 24곳 중 17곳(70.8%)에 달한다. 업계 단순 평균으로는 3분기 말 299%에서 연말 284%로 15%포인트나 떨어졌다.
보유채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회계처리한 보험사들을 중심으로 하락세가 뚜렷했다. 이들 보험사들은 금리가 하락하던 2012~2016년, 2018~2019년 집중적으로 만기보유금융자산을 매도가능금융자산으로 회계상 재분류하면서 장부상 자본을 부풀렸다. 채권 취득 원가로 평가되는 만기보유금융자산과 달리 매도가능금융자산은 시장 가치를 그때그때 반영해야 한다.
작년 3분기를 기점으로 채권 금리는 급등하기 시작했다. 국내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해 9월 말 1.430%에서 12월 말 1.713%로 상승했다.
업체별로 보면 2019년 말 보유 채권 전체를 ‘매도가능’으로 바꾼 한화생명의 RBC비율은 265%에서 238%로 가장 많이 떨어졌다. 2017년 모든 보유채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변경한 교보생명도 356%에서 333%로 미끄러졌다. 작년 5월 4조원 규모의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변경한 DGB생명은 274%에서 228%로 무려 약 50%포인트나 추락했다. NH농협생명도 작년 3분기 30조원 이상의 채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하면서 315%에서 288%로 주저앉았다. 하나생명은 207%에서 185%로 하락했고, 적자까지 겹친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은 781%에서 661%로 급락했다.
국내 손보사(외국계 제외) 14곳도 일제히 RBC비율이 하락했다. 국채 보유액을 1년새 2배나 늘리고 회계기준 변경까지 단행한 한화손해보험은 255%에서 222%로 떨어졌다. 실적 악화가 겹친 롯데손해보험과 KB손해보험, MG손해보험 등은 100%대로 떨어지며 건전성이 ‘발등의 불’이 됐다.
올 1분기 채권가격 하락에 따른 자본부담은 더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작년 12월 말 1.713%에서 지난달 말 2.057%까지 올랐다. 향후 1년 내 미국 국채의 주도로 금리가 3%까지 오른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RBC비율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회계기준 변경기간을 넘긴 보험사들 중심으로 매도가능증권을 만기보유증권으로 재분류하는 작업이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경수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