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등 유럽국 실무그룹 발족

유럽연합, 올 상반기 입법 예고

국내 화학·철강 등 산업 '발등의 불'

지난 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세계무역기구(WTO) 본부에서 브뤼노 르 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왼쪽)과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WTO 사무총장이 만나 팔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 [AFP]
지난 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세계무역기구(WTO) 본부에서 브뤼노 르 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왼쪽)과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WTO 사무총장이 만나 팔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프랑스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에 자국의 탄소국경세안(자국보다 탄소배출을 많이 하는 국가의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을 제시하며 탄소배출 규제에 속도를 내고 있다.

4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브뤼노 르 메르 프랑스 재무장관과 프랑크 리스테르 대외통상장관은 지난 1일(현지시간)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WTO 사무총장을 만나 유럽 탄소국경세에 관한 자국의 제안을 제시했다.

이와 동시에 탄소국경세에 관한 실무그룹 발족 사실도 발표했다.

르메르 장관은 “새로운 (탄소국경세) 메커니즘이 WTO 규정을 준수하고 개도국에 불리한 제도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실무그룹을 발족한다”고 밝혔다. 실무그룹은 프랑스를 비롯해 참여를 원하는 기타 유럽국가들과 WTO로 구성된다.

'WTO 규정 준수'와 '개도국에 불리한 제도 지양'은 오콘조-이웰라 사무총장이 프랑스 장관들에게 제기했던 것이다.

유럽연합(EU)은 그동안 유럽 기업에 한해 탄소배출을 강력히 규제했지만 최근 탄소배출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한 국가들에도 탄소국경세 부과를 예고하며 전 세계 탈탄소 경영의 불씨를 당기고 있다. 유럽연합은 늦어도 2023년부터 탄소국경세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상황이다.

당장 국내 주력 수출업종들의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 등 수출 상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업종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EY한영은 지난 달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한 국제조세 동향 세미나에서 탄소국경세 도입시 2023년 한국 기업들이 미국과 EU, 중국에 내야 할 세금 규모가 약 6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2030년에는 이보다 3배 이상 많은 1조8700억원까지 증액될 것으로 전망했다.

동시에 대규모 투자도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설비투자가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계의 파장은 국민 부담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탄소중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기존 석탄화력발전 산업의 축소로 전기요금·난방비 등 공공요금이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내연기관차에 환경부담금을 강화하는 방식의 추가 세금부과도 예상된다.

오콘조-이웰라 사무총장은 이날 프랑스의 제안에 대해 “일부 신중하게 적용할 내용이 있는 탄소국경세 메커니즘이 WTO 규정에 부합할 수 있도록 실무그룹에서 영향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차별적이거나 국내 생산자를 보호하는 메커니즘을 도입하지 않겠다”고 설명하면서도 “아직 이 메커니즘이 어떻게 작용할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