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검찰간 권한 분쟁 가능성도

“권한 문제는 위법으로 볼 수 없어”

“해결할 규정도 애초부터 법적으로 없어”

“검찰이 이성윤 기소해도 공소기각 힘들 것”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연합]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검찰이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 당사자 이규원 검사를 전격 기소했다. 이는 ‘수사만 하고 넘기면 기소하겠다’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입장과 정면으로 상충하는 조치여서 향후 갈등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2일 검찰에 따르면 수원지검은 전날 이 검사와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을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 불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이 검사에 대해 ▷직권남용 ▷자격모용공문서작성 행사 ▷허위공문서작성 행사 ▷공용서류은닉 공공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차 본부장에 대해서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직권남용 ▷허위공문서작성 행사 ▷공전자기록 행사 ▷직무유기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공수처는 그동안 검사가 아닌 차 본부장은 검찰이 기소하더라도, 이 검사를 기소할 권한은 공수처가 갖는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검찰의 기소권 행사에 이의를 제기할 방법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형사소송법 전문가인 김정철 변호사는 “검찰에서 기소를 한 것이 공수처의 권한을 침해했다는 권한 분쟁에 대한 부분이 발생할 것”이라면서도 “공소 제기 효력 여부에 대한 주장은 피고인이 하는 것이다. ‘너희의 권한이 아니었다’는 주장만 가지고 다툴 순 있겠지만 해결한 규정은 애초부터 법적으로 만들어 놓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이 공수처에서 넘겨받은 사건을 전격 기소하면서 앞으로도 비슷한 상황이 재발할 가능성이 크다. 판사나 검사 사건은 공수처가 수사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연간 3000건 정도인 판·검사 사건을 공수처가 모두 처리할 수 없기 때문에 상당수는 검찰이 수사해야 한다.

아직 기소되지 않은 주요 피의자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경우는 아예 수사와 기소 모두 공수처가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소될 경우 검찰이 권한없이 기소했다고 주장할 여지가 있다. 하지만 형사사건에 정통한 한 현직 부장판사는 “검찰이 이 지검장에 대한 공소제기를 한다고 해도, 공수처와 검찰 사이 권한 문제라면 위법하다고 볼 수 없어 공소기각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공소기각은 기소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판정을 말한다.

이 지검장은 지난 7일 공수처를 방문해 김진욱 공수처장과 65분간 면담을 할 당시, 김 처장의 관용차를 이용하며 출입기록을 남기지 않은 것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김 처장은 이날 오전 취재진과 만나 검찰의 이 검사 기소와, 이 지검장의 관용차 논란에 대해 “별다른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김 처장은 평소 출근 시간이던 오전 9시보다 이른 오전 7시 30분께 청사로 출근했다. 현안 답변을 상세히 하던 평소 출근길과 비교하면 취재진을 피해 일찍 출근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김 처장은 “오늘 인사위원회가 있어 조금 일찍 왔다”고만 설명했다. 인사위는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돼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