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U턴 비난에 정면돌파 택해

“내 실수…시민에 용서 구한다”

14년 재임 중 2번째 대국민 사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로이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로이터]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전국적인 봉쇄조처 방침을 철회한 걸 계기로 야당이 24일(현지시간) 요구한 행정부에 대한 신임 투표를 거부했다.

부활절 기간(4월 1~5일) 전국적인 봉쇄조처를 시행하겠다고 이틀 전 발표한 걸 이날 무효화한다고 번복한 점을 문제 삼은 야당을 상대로 정면돌파를 택한 셈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이날 독일 내 3개 야당이 모두 신임투표를 해야 한다고 요구한 데 대해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그는 “나는 오늘 시민들에게 내 실수에 대해 용서를 구했다”며 “옳은 일이라고 믿으며, 나는 연방정부와 의회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의 보수층과 중도 좌파 사회민주당(SPD) 연정 파트너에 대한 지지율은 총선 6개월을 앞두고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메르켈 총리는 앞서 지난 22일 연방정부와 16개주 총리간 진행한 회의에서 부활절까지 내달 1~5일을 ‘일시 정지 기간’으로 정하고 완전 봉쇄조처를 실시하는 데 합의한했다.

메르켈 총리는 그러나 ‘일시 정지 기간’내 평일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안이 시일이 촉박해 실행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이날 대국민 사과를 하고 봉쇄조처를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메르켈 총리는 “부활절 봉쇄조처 아이디어는 최선의 의도였다”면서 “3차 유행을 멈추고 확산세를 뒤집을 긴급한 필요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적으로 내 실수”라며 “모든 시민들에게 용서를 구한다”고 했다. 총리로서 12년 재임하면서 두번째로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이다. 그는 앞서 4연임에 성공하기 1년 전인 2016년, 100만명에 달하는 이민자를 받아들인 데 대해 사과한 바 있다.

그러나 당국의 방역조처가 갈팡질팡하는 모습이어서 메르켈 총리에게 비난의 화살이 모이는 형국이다.

메르켈 총리의 대국민 사과에 대해선 보수층에서도 충분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볼커 부피에 헤세 남부주의 주지사는 빌트지에 “봉쇄조처 철회는 보수당을 바보처럼 보이게 했다”고 비판했다. 독일의 재계는 “용기있는 리더십을 보여줬다”면서도 “이 위기를 다룰 청사진은 없다”고 목소리를 냈다.

메르켈 총리는 “우리가 함께 바이러스를 물리칠 거라고 확신한다”면서 “그 길은 어렵고 험난하고, 성공 뿐만 아니라 실수와 좌절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바이러스는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덜 무섭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인구 8300만여명인 독일의 이날 현재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만5813명이다. 일주일 전보다 2000명 가량 늘었다. 사망자는 248명 증가해 7만5212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