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 ‘상가변호사 닷컴’ 정하연 변호사
사진설명 : ‘상가변호사 닷컴’ 정하연 변호사

원칙적으로 상가임차인은 권리금 회수 기회를 보호받기 위해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를 임대인(건물주)에게 주선해야 한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에 따르면 임대인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 시까지 방해 행위를 함으로써 권리금 계약에 따라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만약 임대인이 신규임차인과의 신규 임대차 계약을 어떠한 경우에도 체결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상태라면 이 경우에도 상가임차인은 신규임차인을 임대인에게 주선해야 할까?

임대인이 신규임대차계약에 대한 거부 의사를 확실하게 표현했다면 임차인이 신규임차인을 주선하지 않거나 주선 과정에 소홀함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기회를 책임져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와 주목 받고 있다.

2010년경 부산의 한 상가건물을 임차해 골프연습장을 운영해왔던 임차인 K. 임대차계약 5년 만기를 앞두고 임대인 L로부터 상가임대차계약 해지 통보를 받게 된다.

임차인 K는 2015년 5월 신설된 상가임대차보호법 권리금 보호 규정에 따라 권리금 회수를 주장하기로 결정했다. 임차인 측은 신규임차인 L과 상가권리금계약을 체결했고 임대인에게 주선했다. 하지만 임대인은 상가 노후로 인한 대수선 공사 계획을 갖고 있다며 신규 임대차 계약 체결을 거절한다.

임대인의 거부로 신규임차인과의 권리금 계약이 파기된 임차인 K는 2015년 9월 8일, 권리금 손해배상 청구의 소(이하 권리금소송)를 제기한다. 그러나 1심, 2심이 진행된 부산지방법원은 임차인의 권리금 손해를 인정하지 않고 패소 판결을 내린다. 이에 불복한 K는 대법원에서 법리를 다투기 위해 상고심을 제기했다.

2020년 12월 10일, 대법원은 최종적으로 임차인 K의 손을 들어준다. 원심 판결에 법리적 오해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임차인의 권리금소송 패소 부분을 파기해 부산지방법원으로 환송시켰다.

대법원 제2부 재판부는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임차인이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를 주선하더라도 그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정적으로 표시하였다면 이러한 경우에까지 임차인에게 신규임차인을 주선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불필요한 행위를 강요하는 결과가 되어 부당하다.”고 이유를 밝히며, “원고(임대인 L)의 거절행위는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1항 제4호에서 정한 거절행위에 해당하고, 따라서 피고(임차인 K)는 원고에게 권리금 회수 방해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임차인 K의 법률대리인 ‘상가변호사 닷컴’ 정하연 변호사는 “당해 소송의 경우 1심부터 법리적 해석으로 인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됐다. 2심 재판부는 계약갱신요구권이 없는 임차인이라고 하더라도 권리금 보호는 주장할 수 있다고 인정했으나 신규임차인 주선 과정이 적절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임차인 측은 임대인이 확정적으로 신규임차인을 거절한 이상 주선 행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패소판결을 내린 것은 법리적 오해가 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해 상고심을 진행하여 이를 소명했다. 결과적으로 임차인 K는 대법원 판결을 통해 권리금 손해를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서 정 변호사는 “다만, 임대인이 신규임차인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정적으로 표시했는지에 대한 법률적 판단은 일반적인 상식 수준보다 더 까다롭고 높은 수준의 증거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아 전문적인 수준의 검토를 거친 뒤 분쟁 발생 초기부터 각 건물주의 대응에 따른 적절한 법적조치를 해 준비과정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