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들은 밤에 찾아온다(세스 노터봄 지음, 김영중 옮김, 문학동네)=유럽 문단의 거장, 노터봄 문학의 본질을 보여주는 대표 소설집. 작가가 오래 천착해온 죽음, 부재에 특유의 담백함으로 여운을 남긴다. 산 자와 죽은 자, 이쪽과 저쪽을 넘나드는 매개체는 사진이다. 단편 ‘곤돌라’의 주인공은 사십년 전 베네치아 여행에서 애인과 찍었던 사진 한 장을 들고 다시 그 장소를 찾는다. 사진 속 여인은 세상을 떠나고 없다. 사십 년 전 머물렀던 공간을 다시 거닐며 기억을 소환하며 그녀의 독특한 존재감과 부재 사이에서 나름의 이별의식으로 끝맺고자 한다. 작품 ‘헤인즈’에서 나는 과거에 자주 어울린 무리와 찍었던 단체 사진 속에서 망가진 헤인즈를 본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은 뒤 술로 자신을 파괴한 인물이다. 나는 그에게 묘한 매력을 느끼며 어울리지만 그가 죽음에 다다른 순간에는 먼 곳에 있게 된다. 나는 사진 속에서 헤인즈의 삶에 대해 새롭게 알아낼 단서들이 있는지 탐색한다. 노터봄에게 진짜 죽음은 당장이 아닌 죽음을 새롭게 인식하는 순간에 온다. ‘마지막 오후’의 나는 남편의 급작스런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지내다가 어느 늦은 오후, 여느 때처럼 정원에 드리운 사이프러스 그림자가 담장 너머로 사라지는 모습을 보고 돌연 깨닫는다. 빛에 민감했던 남편이 죽었음을. 죽은 자가 화자로 등장하는 ‘파울라 2’까지 죽음과 이별하는 세가지 방법을 만날 수 있다.

▶당신의 생각을 정리해드립니다(복주환 지음, 비즈니스북스)=2020년 세계경제포럼에선 ‘직장인들이 가져야 할 역량’을 다루면서 1위로 ‘복합적 문제 해결 능력’을 꼽았다. 넘쳐나는 정보를 잘 갈무리하고 연결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중요하게 본 것이다. 생각정리 컨설턴트로 유명한 저자는 문제해결 능력도 훈련을 통해 가능하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머릿 속에 떠오르는 수많은 혼란스런 생각들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게 우선이다. 저자의 ‘워라벨 생각정리스킬’을 보자. 종이 한 장으로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다. 앞 면에는 업무와 관련된 생각과 일상에 대한 생각을 구분 나열한 뒤,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 고민, 아이디어로 분류한다. 그런 뒤 하지 말아야할 일이나 불필요한 생각은 지워나간다. 그 과정에서 집중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모아진다. 종이 뒷면은 행동계획을 7단계로 나눠 정리한다. 어떤 과제든, 업무든 단계별로 나눠 수행기간을 정해 놓으면 실천하기가 쉽다. 이 정리법은 생각을 행동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방법이다. 책에는 돈을 만드는 생각정리법, 상위 1%가 쓰는 마인드맵 쓰는 법, 마인드맵으로 사업 아이디어 기획하기 등 구체적인 정리법을 제시해 놓았다. 생각정리 솔루션을 통한 다이어트 등 일상의 문제부터 독서와 집필, 사업계획까지 저자 체험기도 흥미롭다.

▶인간의 탐험(앤드루 레이더 지음,민청기 옮김, 소소의책)=지난 2월 미국의 화성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가 화성 지표면에 착륙, 관심이 모아진 가운데, 중국의 첫 무인 화성 탐사선 텐원1호도 화성대기 진입에 성공했다. 우주항해를 향한 인류의 열망이 고조되면서 화성이 바빠지고 있다. 미국의 민간우주개발업체인 스페이스X의 총괄 관리자인 앤드루 레이더가 쓴 이 책은 인류가 자신의 영역을 넘어 다른 곳을 꿈꾸며 나아간 역사를 돌아본다. 원시 인류의 이동에서부터 대항해 시대, 동서양 및 신구 대륙의 접촉과 교류, 우주여행 시대 등 인간의 탐험의 역사를 담아냈다. 탐험은 유라시아로 향한 인류의 대이동의 첫번째 물결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폴리네시아인으로부터 이집트인, 그리스인에 이르기까지 고대인의 항해를 따라가다보면 로마의 멸망에 닿는다. 로마제국 멸망 후 항해의 무대는 바이킹으로 이어진다. 이후 마젤란의 세계 원정 즉 대항해시대가 열린다. 이 시기 지구촌은 거의 연결되면서 근대적 국제 공동체가 탄생한다. 이어 비행기술의 발달은 인류의 관심을 하늘로 향하게 한다. 저자는 인류는 너머를 상상하고 닿음으로써 예기치 못하게 문제를 해결해왔으며, 현재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 역시 호기심과 상상력, 협력에 있다며, 인류의 미래를 밝게 전망한다.

이윤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