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포츠팀] 히드로 공항에서 버진 아일랜드 3007번기를 타고 더 북쪽으로 비행한 지 한 시간 여. 드디어 도착지인 에딘버러 공항의 모습이 보인다. 런던 히드로 공항에 비해 한적하기 이를 데 없지만, 지구 대륙의 북단에 위치한 일반인들이 갈수 있는 마지막 공항 중 하나에 발을 디뎠다는 벅찬 가슴만으로도 에딘버러 공항은 나를 설레게 했다. 여기까지 오기를 얼마나 고대했던가. 나의 목적은 중세 도시를 찾아온 것도, 겔트족의 언어를 연구하기 위해 온 것도 아니었다. 오직 한 가지 목적, 골프가 처음 생성된 곳, 6백년 전 목동들이 골프를 쳤던 그 초원을 밟으면서 골프가 지나온 발자취를 역추적 해보고픈 목적 하나 뿐이었다. 더불어 골프를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만든 프리메이슨들, 템플 기사단의 후손이며 세계 단일 국가를 만들고자 했던 그들 메이슨들이 수백년 갈고 닦은 골프의 손길을 추적하기 위함이었다.제임스에게 영감을 준 책은 댄 브라운이 저술한 <다빈치코드>였다. 그 책의 내용에 골프라는 단어는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지만 댄 브라운이 추적한 런던의 템플교회, 로슬린의 성과 성당, 그리고 성주인 싱클레어의 등장에 그는 머리칼이 바짝 서는 전율을 느꼈다. 싱클레어경이라면 세계 최초의 골프코스인 올드코스와 더불어 한 평생을 살았던 인물이 아니던가. 클럽하우스를 만들고 18홀을 규정지었으며 최초의 골프 규칙 13조항도 기초한 인물이 아닌가. 세계 최초로 클럽동우회인 젠틀맨스 클럽도 만들고 유니폼을 입게 해 엄격한 골프의 규범을 솔선수범했고, 영국골프협회를 기초하면서 모든 골프의 근간을 이룬 인물이 아닌가. 21세기 오늘날 우리들이 골프를 즐기게 하고 비록 프리메이슨들이 꿈꾸던 세계 단일 국가는 이루지 못했지만 골프를 통해 영국과 미국, 아시아, 호주 등 전 세계 대륙을 골프로 통일시키는데 공헌을 한 인물이 아니었던가. 그런 인물이 다빈치 코드에 등장하고, 2천년 기독교의 역사 중심에 서있는 인물로 등장하다니. 댄 브라운이 그 책에서 주장하는 예수와 막달라 마리아의 자손이 싱클레어 일수도 있다는 가정에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 단지 프리메이슨의 그랜드매스터인 그가 왜 그렇게 골프에 매진하고 집착했는지를 단지 풀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빈치코드에서 싱클레어의 발자취를 추적한 그대로 따라가 보기로 했던 것이 여기 에딘버러에 발을 디딘 이유에 다름 아니었다.서둘러 표지판을 따라 렌트카를 빌린 뒤 잠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지만 제임스는 동시에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마저 북돋았다. 한국과 미국에서의 운전 실력으로 어느 곳이던 드라이브는 자신이 있는 한국인들 아니던가. 그러나 에딘버러의 1500cc 5단 기어 수동 렌트카는 아무래도 운전자를 당황스럽게 만든다. 한국과 반대로 운전대는 오른쪽에 기어는 5단으로 왼손으로 조작해야 한다. 다행인 것은 클러치와 브레이크, 악셀 페달은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한국과 같은 위치이다. 엉성한 자세로 일단 출발은 했지만 자꾸만 몸이 오른쪽 레인으로 향한다. 좌측 통행을 해야 하는 에딘버러에서 오른쪽 레인으로 기울면 맞은편에서 오는 차와 충돌할 도리밖에 없다. 신호등이라도 많으면 좋으련만 사거리는 대부분 라운드 어바웃, 우리말대로 하면 로터리이다. 그것도 오른쪽으로 도는 로타리가 아닌 왼쪽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아야 하니. 왼손으로 기어를 바꾸랴, 오른손으로 핸들을 놓지 않으랴 눈은 왼쪽 레인에 고정시켜야 하니 이거는 완전 정신 줄을 놓게 되는 패닉 상태일 수밖에 없다. 물어물어 한국교민이 운영하는 민박집에 다다르자 손바닥과 등어리에 땀이 쩔어 있음은 어쩔 수 없다. 스코틀랜드에서의 첫 신고식을 톡톡히 한 셈이었다. 디오픈 개최지가 5년 마다 올드코스로 돌아오는 관계로 2015년은 144회 디오픈이 세인트 앤드루스에서 열리고 됐다. 일생에 한번 디 오픈만 구경해도 크나 큰 행운이며 올드 코스를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골퍼라면 일생의 목표로 삼을 만한데, 하물며 디오픈이 올드 코스에서 열리는 해에 그 곳을 방문한다는 것은 생애 가장 큰 축복일 수밖에 없다. 세계 최초의 골프코스에서 플레이 하는 골퍼들을 보는 것은 6백년 전 초원에서 목동들이 하던 놀이를 재현하는 것을 보는 것과 다름없다.* 필자 이인세 씨는 미주 중앙일보 출신의 골프 역사학자로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박세리 우승을 현장 취재하는 등 오랜 세월 미국 골프 대회를 경험했고 수많은 골프 기사를 썼고, 미국 앤틱골프협회 회원으로 남양주에 골프박물관을 세우기도 했다. 저서로는 <그린에서 세계를 품다>, 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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