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절감·고객보호 한번에

시스템구축·이해조정 필요

英·日 등 일부 이미 시행중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해마다 은행권이 점포수를 줄이면서 금융취약계층을 위한 ‘공동점포’가 새로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영국에서는 3개 대형은행이 2019년부터 공동점포 운영을 시작했다. 전산통합, 이해관계 등 현실적 문제가 크지만 금융당국이 점포수 축소 규제에 고삐를 조이면서 관심이 커지는 모습이다.

내달부터 은행들은 점포폐쇄를 결정하기 전 고객들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대체수단 여부 등을 분석하는 사전영향평가를 받은 후 금융감독원에 제출해여 한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KB국민·농협·신한·하나·우리 등 5대 은행의 국내 점포수는 지난해 3분기 기준 4539개였다. 2019년 말에 비해 9개월 사이 122개가 줄었다.

시중은행들은 비용효율화를 위해 점포폐쇄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보고 있다. 금감원이 점포수 축소에 제동을 건 명분은 ‘금융취약계층 보호’다. 그래서 부상한 대안이 공동점포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도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서로 다른 은행이 한 공간에서 영업하는 공동점포를 언급했다. 이미 영국은 2019년 3월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 바클레이스, 로이드가 일부 지역에서 ‘비즈니스 뱅킹 허브’를 출범시켰다. 일본도 지방은행들이 영업점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 주최 금융발전심의위원회 뿐 아니라 은행권 실무자들이 모이는 자리에서도 공동점포에 대한 의견이 종종 제시됐다는 후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점포를 무인화하더라도 현금자동인출기(ATM) 1개당 매년 1억원 이상이 유지비가 들어간다”라며 “새로운 점포 형태를 찾아야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있다” 전했다.

하지만 한 공간에 여러 은행이 물리적으로 합치더라도 고객층, 점포목적이 비슷해야하는 등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야한다. 한 은행에서 타 은행 업무를 처리하는 전산시스템 구축도 쉽지 않다. 고객들을 빼앗길 위험도 존재한다. 이밖에 업무 범위, 비용 부담, 직원 배치 등 세부적으로 논의해야할 과제가 한둘이 아니다. 이 때문에 현재는 공동ATM을 시범설치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이 디지털소외계층을 끌어안고, 점포 운영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면 필요한 부분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