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241건 접수…헌재 출범 이래 최다

기본권 침해 헌법소원 전년比 400건 ↑

“헌법소원 400건 이상 증가는 폭증”

자영업 제한·예배 금지 등 기본권 침해 주장 늘어

[단독] 기본권 침해한 코로나…헌재 사건 접수 3000건 넘어 ‘역대 최다’[촉!]
지난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금지’만 있고 ‘보상’은 없는 집합금지조치 2차 헌법소원심판 청구 기자회견에서 대한당구장협회, 대한피트니스경영자협회 등 참석자들이 관련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지난해 헌법재판소에 접수된 사건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헌법소원 사건 증가폭이 커 코로나19 방역 과정에서 국가를 상대로 기본권 침해를 주장하는 사례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해 헌법재판소에 접수된 사건은 324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헌재가 출범한 지난 1988년 이래 가장 많은 수치로, 연도별 사건접수가 3000건을 넘은 것 역시 지난해가 처음이다. 직전 해인 2019년(2730건)과 비교하면 18.7%, 2018년(2427건)과 비교하면 3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본권 침해와 관련된 헌법소원 건수의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해당 헌법소원 건수는 2472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전년도 2062건에 비해 400건 이상 증가했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 1항은 공권력으로 인해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헌법소원심판을 통해 구제를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접수된 사건 중에는 집합금지나 예배와 관련된 헌법소원, 자영업자의 영업제한이나 변호사 시험 응시 등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국가의 기본권 침해 여부를 확인받으려는 사안이 상당수 포함됐다.

헌법연구관 출신 노희범 변호사는 “(헌법소원이) 400건 이상 증가했다는 건 상당한 폭증”이라며 “코로나19의 영향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업제한 등은 특정 몇 사람의 문제가 아닌 전국적인 문제고 굉장히 절실한 문제”라며 “코로나가 장기화되면 올해는 더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했다.

실제 코로나19로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지면서, 자영업자와 중소상인 등의 헌법소원 청구가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 1월 5일 PC방과 맥주판매점 등 영업제한 조치를 받은 업주들은 ‘손실보상에 관한 조항이 없는 영업제한 등 방역조치는 재산권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헌재 지정재판부에 배당됐던 해당 사건은 현재 전원재판부로 다시 회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노 변호사는 “본안에 대해 헌재가 위헌인지 아닌지를 본격적으로 한 번 들여다보겠다는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달 29일엔 실내체육시설 종사자인 필라테스·피트니스 사업자연맹(PIBA)도 같은 이유로 헌법소원을 청구했으며, 이달 4일엔 헬스장·코인노래방·당구장 등 코로나19 집합금지 업종 대표들이 같은 취지의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PIBA의 헌법소원 청구 대리인인 법무법인 동하의 윤세영 수석 변호사는 “중점관리대상은 운영을 할 수 있게 했으면서 실내체육시설은 아예 못 하게 한 점들이 평등권 침해의 기본적인 내용이고, 과도한 제한으로 재산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평등권, 재산권, 직업의 자유 등 기본권이 침해됐다는 것이 청구 이유”라고 설명했다.

[단독] 기본권 침해한 코로나…헌재 사건 접수 3000건 넘어 ‘역대 최다’[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