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정세희 기자] “서울에서 나주까지 전기차로 장거리 운전해야 하는데 고속도로 휴게소에 자리가 없으면 어쩌죠.”
지난해 말 전기차를 구매한 직장인 A 씨는 설 연휴를 앞두고 장거리 운전을 어떻게 해야 할 지 걱정이 앞선다. 5시간 이상 장거리 운전은 처음인 그는 고향에 가는 길 고속도로 휴게소 충전기 여부를 미리 체크하느라 분주했다.
그는 “명절에는 차가 더욱 막힐텐데 추운 날 난방을 오래 틀면 배터리가 빨리 닳을텐데 혹시라도 방전되면 어쩌나, 고속도로 휴게소 충전기를 줄이 길어서 충전기 오래 걸리진 않을까 등 걱정이 많다”고 토로했다.
설 명절 기간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하는 전기차 차주들은 방전의 사태를 대비하고 있었다. 고속도로 휴게소 충전기가 붐빌 것을 미리 고려해 식사시간을 이용해 충전을 한다거나, 지자체 주민센터 공용 충전소를 찾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
실제 온라인 전기차 커뮤니티에는 명절 기간 전기차 이용에 대한 고민 글이 부쩍 늘었다. 특히 명절 휴게소에 충전소가 붐비는 것을 우려하는 차주들이 많았다. 안 그래도 고속도로 휴게소에는 전기차 충전기가 2~3개밖에 없는데 연휴기간 이용객들이 몰리면 대기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전기차 이용자는 “작년 추석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충전하느라 1시간 이상 기다린 적이 있다”면서 “특히 휴게소 2대밖에 없는 충전기가 모두 정상적으로 동작할 거라 생각하시면 안되고 그 충전기가 비어있을거란 생각은 더더욱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다른 전기차 차주는 “명절엔 휘발유차도 힘든데 전기차는 쥐약”이라면서 “명절 휴게소 타이밍 안 맞으면 몇시간 기다려야 하는데 설날에 눈 내리고 춥다면 갈 곳도 없이 휴게소에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했다.
고속도로 휴게소 충전소가 흡연 장소 옆에 위치하거나 구석에 있어 찾기 힘들다는 하소연도 많았다. 휴게소 충전기가 고장나거나 주변이 쓰레기로 가득해 이용하기 어려웠다는 이용 후기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연휴기간에는 공유차량이나 렌트차량을 사용한 이들도 눈에 띄었다.
한 전기차 차주는 “명절연휴 가족들과 함께 충전 대란을 한번 경험하고 나면 한국에서 전기차 사용은 시기상조라는 생각을 절로 한다”면서 “정부가 전기차 보급 확산을 정책적으로 장려하고 있다면 이용자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반영한 제도 정비가 절실하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