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가 오는 9월 치러질 하원의원 선거 전 생활 수준 하락에 따른 국민 불만 해소 차원에서 최소 67억달러(약 7조5000억원)에 달하는 새로운 사회 지출 정책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가 2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한 독살 시도 의혹에 이은 구속 판결 등으로 정권 반대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나온 소식이어서 주목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한 당국자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수 주 안에 고위 정치인을 상대로 한 연례 연설에서 이 정책을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이런 계획에 대해 특별히 언급하진 않았지만, 정부가 시위를 진압하려고 그런 움직임을 하고 있다는 건 부인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나발니 구속 반대 시위 참가자 가운데 일부는 생활 수준 하락, 소수 부유층과 나머지 국민간 인식 차이 등에 대한 좌절감을 표출하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고 말한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러시아의 지난해 말 평균 임금 인상은 660달러이지만, 물가상승률을 감안했을 때 실질 소득은 3.5% 하락했다. 실업률도 2011년 이후 처음으로 6%에 근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입은 러시아 경제는 지난해 11년만에 가장 급격히 성장률이 하락했다.
지출 정책은 러시아 정부가 국민의 재정적 우려를 인식하고 도움을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느끼게 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정책 규모가 67억4000만달러 가량이라고 했고, 또 다른 소식통은 러시아의 올해 예상 국내총생산의 0.5%(약 78억1000만달러)라고 말했다고 한다.
소식통들은 패키지에서 어느 부문에 얼마의 돈이 쓰일지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진 않았다. 로이터는 과거 이런 프로그램은 아이가 있는 저소득 가정, 다자녀 가구 등을 지원하는 안을 포함했다고 전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주 러시아 국가 신용등급을 확인하면서 서방의 제재 위험이 여전히 높고 이 나라의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피치는 “추가적인 사회 불안 가능성이 정부 안정에 단기적인 위험이 되진 않는다”면서도 “9월 19일로 예정된 하원의원 선거에서 다수당 위치를 확보하려는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의 노력을 복잡하게 할 수 있다”고 했다.
홍성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