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시오넥스트, 대만 TSMC와 손잡고 5나노급 차량용 반도체 개발
한국·네덜란드 등도 경쟁 가세 “삼성전자 M&A 인수 후보군 주목”
글로벌 완성차 업체인 GM이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공장 4곳의 감산을 발표한 가운데 이에 따른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생산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당장 각국 정부에서 “반도체 생산을 늘려달라”는 압박에 대응하면서도, 향후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차세대 차량용 반도체의 기술 패권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에 전통적인 기술 강국인 네덜란드와 일본까지 가세하면서 글로벌 기업 간 물밑 합종연횡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4일 반도체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일본 반도체기업 소시오넥스트는 자국 최초로 차량용 5나노(1nm=1억분의 1m) 반도체 개발에 성공했다. 초미세공정으로 꼽히는 5나노급 반도체를 출시한 것은 일본 기업 가운데 최초다. 이 반도체는 전기자동차 및 자율주행 기능 등을 지원하기 위해 시스템온칩(SoC, 여러 기능을 가진 시스템을 하나의 칩에 구현한 기술집약적 반도체) 방식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오는 2022년부터 이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다.
소시오넥스트는 후지쯔와 파나소닉의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통합해 지난 2015년 3월 출범한 회사다. 후지쯔가 40%, 파나소닉이 20%, 일본산업은행이 40%의 지분을 각각 가지고 있다. 통합 당시 생산공장을 모두 처분하고 고정비용을 모두 줄이고 기술 집약 기업으로 탈바꿈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은 “소시오넥스트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로, 이 제품의 생산은 대만의 TSMC가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회사인 네덜란드의 NPX 역시 5나노급 반도체를 2021년부터 양산할 예정이다.
차량용 반도체는 전기차·자율주행차·도심항공 모빌리티(UAM) 등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 반도체 업계에서도 대대적인 투자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다.
당장 파운드리 글로벌 1, 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와 TSMC도 차량용 반도체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거나 검토 중인 상황이다. 현재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최근 테슬라 전기차에 탑재할 5나노 반도체 칩을 연구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의 차량용 5나노 반도체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공정이 적용된 것으로, 현재 이 공정은 전세계에서 삼성전자와 TSMC만이 가능하다.
향후 삼성전자가 테슬라에 공급할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은 전기차 내 ‘미디어 컨트롤 유닛(MCU)’에 탑재될 반도체 칩이다. MCU는 대시보드 가운데에 장착된 디스플레이, 통신, 오디오 장치다. 테슬라 차량은 MCU의 터치스크린을 통해 각종 기능을 조작하도록 설계됐다. 그동안 테슬라는 MCU 시스템에 ‘인텔 아톰 프로세서’를 탑재해왔지만 향후에는 5나노 칩을 탑재한 시스템으로 대체할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의 5나노 공정이 적용되면 기존 7나노 공정 대비 칩 면적을 25% 줄이고, 소비전력을 20% 감소시킬 수 있다. 처리속도 등 성능도 10% 향상된다.
대만의 TSMC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현재 자율주행 실용화를 추진 중인 테슬라의 전기차용 반도체 ‘HW 4.0’와 관련해서 오는 4분기부터 7나노급으로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TSMC 측은 “올해 최대 280억 달러(약 31조원)를 신규 투자하겠다”고 공언하면서 한 단계 높은 3나노급 반도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삼성전자 측 ‘비장의 카드’는 대형 인수합병(M&A)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3년 내 의미있는 규모의 M&A를 할 예정”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유력후보로 NXP를 비롯해 스위스의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미국의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일본의 르네사스 등이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급성장이 예상되는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삼성전자가 놓칠 리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대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