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1대 1 경선’ 제안 즉답은 피해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엔 선 그어

복잡해진 셈법…安 ‘신중 모드’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 선언을 한 금태섭 전 의원이 띄운 ‘1대 1 경선’에 즉답은 피했지만 “(금 전 의원의) 연락이 오면 만날 것”이라고 했다. 금 전 의원은 안 대표가 결국 자신의 양자간 단일화 구상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철수-금태섭 경선 후 국민의힘과의 야권 단일화’ 구상에 탄력이 붙는 양상이다.

안 대표가 다소 복잡해진 셈법 속에 금 전 의원의 제안을 당장 수용하지는 않고 상황을 지켜보겠지만, 결국엔 양자간 단일화가 먼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정치권에선 우세하다.

안 대표는 1일 국회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후 기자들과 만나 “금 전 의원에게 연락이 오면 만나보겠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 쪽에서 중진 의원들이 내부적으로 (단일화에 관한)논의를 하겠다고 하니, 그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을 놓고는 “공당의 당 대표에게 탈당을 하라는 요구”라며 “야권 파이를 축소시키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전날 금 전 의원은 안 대표를 향해 제3지대 경선을 제안했다. 둘이 먼저 붙어 제3지대 후보를 결정한 다음 국민의힘 후보와 최종결선을 치르자는 ‘투 트랙’ 구상이다.

일단 안 대표의 셈법은 다소 복잡해졌다. 그는 그간 야권의 모든 서울시장 보선 후보가 참여한 링 위에서 한 번에 승자를 고르자고 주장했다. 금 전 의원의 제안을 받는 순간 이러한 뜻을 철회해야 한다. 또 ‘조급증’ 프레임에 더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미 안 대표를 놓고 “단일화에 몸이 달아있다”고 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금 전 의원의 제안을 검토하지 않을 수도 없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에게 ‘기호 2번’을 달지 않는다면 국민의힘 경선트랙에 참여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애초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건넨 제안이 이뤄지기 힘들다는 것이다.

안 대표 측은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참여하는 국민의힘 경선이 가열될수록 안 대표가 정치권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안 대표가 금 전 의원 등과 제3지대 경선을 하면 지금의 주목도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금 전 의원도 이와 관련, 이날 라디오에서 “이 상태로 가면 국민의힘 경선이 끝난 다음 저와 안 대표, 국민의힘 등 셋이 할 수밖에 없다”며 “그러면 그 사이에 저와 안 대표는 우리가 왜 나오는지 이야기를 할 기회가 없다”고 했다. 금 전 의원은 자신의 구상이 “안 대표 입장에서도 유리한 방안”이라며 “안 대표가 저처럼 확장성을 강조했기 때문에 제 제안을 당연히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야권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철벽 방어가 무너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안 대표가 오는 3월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범야권 단일화에 앞서 체급을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제3지대 경선을)활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원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