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 4명 국가상대 1000만원씩 소송

“국가의 수용자에 대한 보호의무 위반의 문제”

“증거보전 신청한 CCTV 통해 파악 가능할 것”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한 수용자가 '무능한 법무부 무능한 대통령'이라고 쓴 종이를 창문 밖 취재진에게 내보이고 있다. [연합]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한 수용자가 '무능한 법무부 무능한 대통령'이라고 쓴 종이를 창문 밖 취재진에게 내보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동부구치소 재소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법조계에서는 외부와 차단된 구치소에서 수용자 관리 실패 등의 문제점이 이미 드러난 만큼 승소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7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동부구치소 재소자 4명은 전날 국가를 상대로 각각 1000만원씩의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들은 손해배상 소송과 함께 동부구치소 CCTV에 대해 증거보전도 신청했다. 이들은 교정시설 책임자인 법무부가 집단 감염이 발생했음에도 확진자와 비확진자를 격리하지 않는 등 교정시설 방역을 소홀히 해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됐다고 주장했다.

국가배상법은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해 타인에게 손해를 입힐 경우 국가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국가의 수용자에 대한 보호의무를 어디까지 볼 것인가가 이번 소송의 관건이라고 분석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수용자들에 대한 국가의 의무는 이들을 사회와 격리하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집단생활을 하는 수용자들 사이 전염병이 옮기는 상황에서 전수조사가 지나치게 늦게 이뤄졌다는 것만으로도 국가가 지켜야할 최소한의 보호의무 조차 태만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동부구치소에서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해 11월 27일 나왔다. 이후 12월 18일 이뤄진 1차 수용자 전수검사에서 185명의 무더기 확진자가 나올 때까지 동부구치소는 20일 넘게 일반수용자들을 확진자들과 구별하지 않고 함께 생활하게 했다.

한 현직 판사도 “재소자들의 당시 내부 상황이 어떠했는지 국가는 어떤 조치를 신속하게 취했는지를 비교 판단해 액수의 다툼이 있을 뿐 위자료를 받아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 판사는 “당시 CCTV를 보면 관련 내용들이 파악이 될 것”이라며 “만약 CCTV 자료가 남아있지 않다면 이는 국가가 재소자 관리에 소홀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 돼버릴 것”이라고 했다.

과거 교정시설의 과밀 수용에 대해 국가의 배상을 인정한 판결도 있다. 부산고법은 2017년 부산구치소에 수용됐던 재소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1인당 수용면적이 지나치게 협소하면 국가형벌권 행사의 한계를 넘어 헌법상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한다”며 수용자들에게 수용기간에 따라 150만~300만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