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4년 전 한 개인발명가가 다국적 기업의 모바일 메신저 앱을 배포하지도, 사용하지도 말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그 모바일 메신저 앱이 자신의 특허를 침해한다는 주장이었다. 소송은 대법원까지 가는 법정 다툼 끝에 최근 대법원 판결로 특허 침해가 아닌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이 개인 발명가는 특허권자로서 앱을 만들어 팔거나 배포하거나 다른 서비스를 제공함 없이 자신의 특허를 가지고 소송을 걸거나 라이선스 협상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소위 ‘특허괴물(特許怪物·patent troll)’ 혹은 ‘NPE(Non-Practicing Entity)’였다.
사업하다 보면 기업 사이에 특허로 분쟁이 생기고 상대방의 특허기술을 활용하기로 하는 합의를 통해 사안이 종결되는 경우는 많다. 그러나 NPE는 애당초 물건을 생산, 판매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이 없기 때문에 상대방의 특허를 침해할 우려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NPE는 일견 자신의 특허와 조금이라도 유사해 보이는 기술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는 기업이 있으면 무조건 소송을 제기한 후 상당한 합의금을 받아낼 때까지 소송을 계속하는 것이다. 기업들은 많은 시간 동안 에너지를 낭비하기 싫어 혹은 작은 리스크라도 부담하기 싫어 아니면 다른 여러 가지 이유로 NPE의 특허소송에 울며 겨자먹기로 합의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위 사건에서 특허권자가 침해를 당했다고 주장한 특허는, 웹사이트에 게시되는 글의 원문과 번역문을 모두 저장하고 있다가 사용자가 해당 글의 번역문을 보고자 할 때 그의 원문을 번역문으로 변환해 표시하면서 웹사이트의 이미지나 동영상, 오디오는 변환 없이 그대로 표시하는 시스템에 관한 것이었다. 이른바 비즈니스 모델 특허라고 하는 유형이다. 어찌 보면 매우 단순한 아이디어에 불과하지만 이같이 소프트웨어로만 구현되는 기술에도 특허가 부여된다.
개인발명가는 어떤 모바일 메신저라도 번역문이 표시되기만 하면 자신의 특허를 침해하는 것처럼 주장했다. 그러나 원고의 주장 자체가 불분명해 판단이 불가능하다는 1심 재판부의 거듭된 지적에 개인발명가는 온갖 핑계를 대며 소송을 질질 끌었다. 소송을 당한 기업은 납득하기 어려운 특허권자의 태도에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소송 비용 등 리스크 관리를 위해 합의를 통해 사용료를 지불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런 발명가들에게 쉽게 굴복하게 된다면 향후에도 다른 특허괴물들이 먹잇감으로 알고 더 달려들 수 있다는 점과 자사의 기술이 위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믿음으로 용기를 내고 끝까지 버텨냈고, 결국 대법원 판결에 의해 면죄부를 받게 됐다.
특허법은 발명을 보호·장려하고 그 이용을 도모함으로써 기술 발전을 촉진해 산업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특허법 제1조). 한 나라의 과학기술의 발전에 기여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한편, 소송을 일삼는 NPE라는 부산물도 만들어낸다. 이러한 문제는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대기업과 중견기업 가릴 것 없이 문제가 되고 있지만 특허 제도를 없애거나 개정하는 방식으로 단시간 내에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기업 입장에서는 결국 전문가들과 상의하면서 단호하면서도 현명한 대처가 요망된다.
박성수 김앤장 법률 사무소 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