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기기로 진화한 소비형태
젊은세대 중심 IT 스타트업 확산
대표 앱 ‘줌’ 매출 366.5% 급증
온라인 커머스 등 성장판 기대감
2020년을 전 세계를 관통한 키워드 ‘랜선(LAN線)’은 새로운 소통의 방식으로 주목받으며 산업 지형을 바꾸는 촉매가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제한된 일상의 영역이 인터넷 연결을 뜻하는 랜(LAN)으로 전환하며 전에 없던 문화로 떠오르고 있다.
모임이라는 일반화된 행위는 스마트 기기와 이동통신과 접목해 비대면 소비 트렌드를 견인했다. 모바일 플랫폼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개인 간 소통의 방식은 기업과 기업(B2B·Business to Business) 또는 기업과 고객(B2C·Business to Customer)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출발점은 온라인 소통에 익숙했던 젊은 세대로 구성된 IT 스타트 업체였다. 화상회의가 랜선 회식으로, 랜선 송년회, 신년회로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 확산이라는 사회적 분위기를 타고 신기술에 거부감이 없는 MZ세대가 영향력이 커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랜송’으로 대표되는 온라인화는 모바일 앱의 지각변동으로 이어졌다. 실제 모바일인덱스가 조사한 11월 기준 협업 툴(Tool) 사용자 수 순위를 살펴보면 ‘줌(ZOOM)’이 총 305만명으로 2위를 차지한 ‘구글미트(35만명)’의 약 9배의 차이를 보였다. 화상통화 앱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스카이프(17만)’는 5위에, 국내 협업 플랫폼으로 성장세를 보인 ‘네이버웍스(7만)’는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줌’은 전 세계를 랜선으로 엮으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3분기 줌이 발표한 실적 자료에 따르면 매출은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올해 1분기 3억2820만 달러(3632억원)에서 3분기 7억7720만 달러(8600억원)로 약 136.8% 급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억6660만 달러)과 비교해 366.5%의 성장률이다. 국내의 경우 가족의 테두리를 벗어난 1인 가구의 증가도 ‘랜선 문화’를 촉진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통계청 자료를 살펴보면 2018년 기준 1인 가구 비율은 29.3%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3분의 1이 30대 이하였다. 2년이 지난 2020년 경제활동을 하며 코로나19 이후 랜선 문화를 주도한 이들이 30대라는 점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랜선 문화는 이제 송년회를 벗어나 개인의 영역인 운동·여행으로, 또 오프라인이 주요 활동 영역이었던 전시회·공연·방청으로 경계를 허물고 있다. 연말 주요 관광지에서 펼쳐졌던 문화예술축제들도 ‘온택트(Ontact)’라는 수식어를 달고 랜선의 테두리에 발을 들여놓고 있다.
온라인 축제를 즐기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업종별 지도 역시 빠르게 재편 중이다. 외식업계가 대표적이다. 국내 배달앱 사용자는 지난 3월 1600만명을 넘기며 최고치를 찍은 뒤 고공행진 중이다. 3월 기준 결제 금액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5120억원)보다 두 배 높은 1억820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 세계적인 추세다. 실제 미국 그립허브와 웨이터 등 배달 플랫폼의 주가는 올해 각각 117%, 309% 급등했다. 중국의 2위 e커머스 기업인 징둥닷컴(JD닷컴)은 신선식품 및 생활용품 매출 증가로 지난 2분기에만 영업이익과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220%, 34% 치솟았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연말 ‘랜송’이 잇따르면서 국내외 관련 산업의 성장세도 예상된다. 온라인 커머스, 키오스크, 드라이브 스루, 무인 매장 등 오프라인 서비스를 대체하는 비대면 서비스의 확산도 마찬가지다. 전염병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면서 이런 추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찬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