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커피와 프림이 분리되듯, 콜라 색소와 물이 분리되듯 간의 독소만 쏙 분리해드린다’며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커피ㆍ콜라 분리 시연’을 선보인 뒤 건강기능식품의 효능을 부풀려 판매,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업체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중국인 관광객에 헛개나무와 밀크시슬(milk thistleㆍ엉겅퀴 풀의 일종) 추출물로 만든 알약이 마치 손상된 간의 특효약인 것처럼 속여 고가에 판매한 혐의(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위반)로 대만 국적의 업체 대표 A(55) 씨 등 업체 5곳의 대표와 직원 1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업자는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서대문구, 마포구 일대에 사무실과 홍보관을 차려놓고 중국 전문 여행사와 가이드에게 리베이트를 지급해 관광객들을 끌어모았다. 또 이렇게 모은 관광객을 상대로 중소 생산 공장에서 구입한 원가보다 적게는 10배, 많게는 18배 비싸게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수법으로 총 688억원어치의 부당수익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 업체 5곳 중 4곳의 대표는 국내에 거주하는 대만 및 중국 국적으로, 중국인들이 자국보다는 한국의 의약품, 식품 등을 더 신뢰한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경찰의 눈을 피하고자 사전에 여행사를 통해 예약받은 중국인만 홍보관에 출입시키고, 한국인은 출입을 금지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특히 이들은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기 위해 속칭 ‘콜라 시연’과 ‘커피 시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해당 알약제를 절구통에 빻아 콜라에 넣으면 약 2시간 뒤 콜라 색이 맑아지면서 검은 콜라 색소만 바닥에 가라앉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들 업체는 마치 이러한 현상이 해로운 물질을 분해시켜주는 과정이라 속였다. 커피도 자사 제품을 넣으면 프림만 위로 둥둥 뜨는 ‘해독 현상’이 나타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콜라와 커피처럼 간의 독소도 자사 제품이 해독시켜준다’며 매출을 극대화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같은 현상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이 아니다”라며 “업체 대표나 직원들도 어떤 원리로 이런 현상이 나타나게 되는지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은 “제품 자체는 식약처에 판매신고가 된 상품이지만 혹시라도 유해 성분이 있는지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다”며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에게 국가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등의 비슷한 범죄 사례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단속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