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영기획팀] 지난 10년간 베트남과 우즈베키스탄, 필리핀, 중국, 몽골 출신 외국인들이 국내에 몰려들기 시작했다.
고국보다 더 나은 일자리를 찾아 온 외국인 노동인력들이다. 2004년 75만명에 불과했던 외국인 숫자는불과 10년만에 두배 이상 늘어
올해 160만명을 넘어섰다. 길거리를 지나는 사람들 30명 가운데 한 명은 외국인인 셈이다. 한국에 터를 잡은 외국인들은 고향의 맛과 향을 찾아
옹기종기 모여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음식점을 차렸다. 자국민들이 먹을 음식이니 굳이 한국인의 입맛에 맞출 필요가 없었다. 제대로 된 음식 맛을 내기 위해
향신료도 속속 수입해 들여왔다. 이제 외국인들이 많이 모여사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과 경기 안산 단원구 등지에는 외국인들이 살던 현지 마트와 거의 흡사한
식료품 가게들이 속속 들어섰다. 서울 대림역 12번 출구에서 펼쳐지는 ‘차이나타운’은 중국 고유의 향신료인 팔각과 산초 향이 진동을 한다. 매주 일요일 오전 종로구 혜화동에서
열리는 ‘필리핀 마켓’은 판단 잎과 베이 잎, 생강의 알싸한 향이 감돈다. 베트남과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출신 여성 이주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서울 성수동 일대는 고수와 칠리고추를 파는 가게가 많다.
한국으로 시집을 온 새댁들은 청량고추보다 곱절은 더 매운 베트남고추를 국 위에 얹어 향수를 달랜다. 인도와 파키스탄, 네팔 출신 거주민들도 서울 종로구 창신동과 용산구 해방촌 힌두교 사원을 중심으로
집단촌을 꾸리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한국인들을 위해 맛과 향을 바꾼 카레는 팔지 않는다. 고향에서 직접 들여온 강황과 고수, 샤프란을 써서 깊고 강한 향을 낸다. 헤럴드경제 영기획팀은 국내 거주 외국인 160만명 시대를 맞아
서울 시내 곳곳에 뿌리내린 다양한 국가의 음식문화들을 살펴봤다. 사람들을 만나 함께 음식을 먹고 사연을 들어봤다. 그렇게 마주한 외국인들은 대부분 베트남과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중국, 몽골 등 제3국 출신들이었다. 일자리를 찾아, 남편을 따라
한국에 들어온 이들은 거의 경제적으로 궁핍했다. 한국말을 배우지 못해 질 좋은 일자리를 찾지 못한 탓이다. 동대문외국인정보센터의 김준태 대표는 “중국 재외교포들과 달리 러시아권, 인도권 출신들은 우리나라와 언어 체계가 달라 언어습득 기간이 오래 걸린다.
한국말을 못하는 만큼 국내에서 질 좋은 일자리를 얻기 어렵다”고 전했다. 우리 사회의 가장 밑바닥에서 묵묵히 일하는 이들은 고향의 맛을 찾아 헛헛한 속을 달랬다. 고수와 강황, 회향풀, 샤프란 냄새가 알싸하게 퍼지는 좁디좁은 골목길에서 고국인들과
그들만의 언어로 회포를 푼다. 이들의 다양한 문화와 음식 그리고 민족과 나라별 독특한 향은 이미 우리 속에 깊이 뿌리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