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남북 2차 고위급 접촉 결국 무산 北, 대북전단 태도변화 요구 감정싸움 NLL총격전 등 화해 분위기 되레 찬물
30일 남북 제 2차 고위급접촉이 결국 무산됐다. 북한은 우리가 제의한 30일 고위급접촉안에 별다른 언급 없이 대북전단(삐라) 문제에 대한 태도 변화만을 요구했고, 우리 정부는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는 통제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며 북한의 부당한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맞섰다.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최룡해 당비서·김양건 당비서 등 북한 최고위급의 방한을 계기로 남북이 합의했던 고위급접촉이 결국 대북전단 때문에 무산된 셈이다.
남북관계는 오히려 고위급접촉 추진 전보다 후퇴한 것처럼 보인다. 황병서 총정치국장은 지난달 인천을 방문했을 때 “이번에 좁은 오솔길을 냈는데 앞으로 대통로로 열어가자”고 말했지만, 남북은 이후 한달 동안 대북전단을 놓고 씨름을 펼치면서 감정상 앙금만 쌓은 꼴이 되고 말았다.
남북은 그 사이에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사격전을 벌이는가하면 비무장지대 군사분계선(MDL)에서 총격전을 펼치기도 했다.
겉으로 보기에 남북의 행보는 고위급접촉을 비롯한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남북이 10월 말에서 11월 초 사이 2차 고위급접촉을 갖기로 했지만 11월 초 이후라고 해서 만나지 못할 이유는 없다”며 “남북이 만나기로 한 것이 중요하지, 시기는 사실 부차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북한도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서는 비난하면서도 남북대화를 완전히 접겠다는 얘기는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미국과 일본을 상대로 한 인질외교를 펼치면서 남북관계에 그만큼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북한은 미국인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을 석방한데 이어 이하라 준이치(伊原純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의 방북을 수용하고 납치 문제를 논의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반면 남북관계에서는 고위급접촉을 합의하고도 대북전단을 빌미로 몽니를 부리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정부 역시 상황이 이렇게까지 진행되는 과정에서 책임이 없다고는 볼 수 없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한국 정부가 일부 과격한 보수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 활동을 방치함으로써 당국 간 대화의 제도화를 위한 제2차 남북고위급접촉의 기회를 상실했다”며 “현 정부가 대북정책에서 이산가족들의 분단고통 해소와 인도적 문제해결보다 일부 반북 근본주의자들의 북한 정권 전복 시도를 더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신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