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장기간 사회 격리 필요”

“구성원들 각자 부여된 역할 수행”

박사방 범죄집단으로 규정

조주빈 [연합]
조주빈 [연합]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미성년자 성착취물 등을 제작하고 이를 텔레그램 ‘박사방’에 공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주빈(25)이 1심에서 징역 40년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박사방 일원들을 범죄집단으로 규정하고 조주빈을 포함한 공범들에 대해 범죄단체조직·가입·활동죄를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부장 이현우)는 26일 범죄단체조직 및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상 음란물제작·배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주빈에 대해 징역 40년을 선고했다. 30년간 전자발찌 착용과 신상정보공개 고지 및 아동·장애인 관련 시설의 취업제한 10년도 함께 명령했다. 지난 4월 조주빈이 미성년자 성 착취 등의 혐의로 처음 재판에 넘겨진 지 7개월여 만의 선고다.

조주빈과 함께 기소된 공범 천모씨에게는 징역 15년, 강모씨에게는 징역 13년, 임모씨에게는 징역 8년, 장모씨는 징역 7년, 미성년자인 이모군에게는 장기 10에 단기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주빈이 다수의 피해자를 유인하고 협박해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장기간 동안 다수에게 유포하는 등의 과정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취득하면서, 다른 피해자가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또 조주빈이 많은 피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함으로써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혔고, 모방 범행에 따른 추가 피해에 노출되도록 했다고도 밝혔다. 재판부는 조주빈이 이같은 범행들을 저질렀음에도 혐의를 부인해 다수의 피해자들을 법정에 증인으로 서게 한 점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부 피해자들과는 합의가 이뤄졌으나 대부분의 피해자들에게 피해회복이 되지 않았다며 “엄히 처벌하고 장기간 사회에서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조주빈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여성들을 협박해 성 착취 영상물을 촬영한 뒤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판매·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미성년자인 피해자를 협박해 나체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고 공범을 시켜 성폭행을 시도하게 한 혐의 등 적용된 혐의도 받는다.

이날 쟁점 중 하나는 조주빈과 공범들이 조직적·적극적으로 방대한 분량의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을 범죄단체로 볼 수 있는지의 여부였다.

범죄단체조직 혐의가 적용되기 위해서는 ▷조직 계획 및 수립 ▷조직원의 물적 시설 마련 ▷조직원 선발 등 인적 구성 및 직책에 따른 역할 ▷조직의 통솔체계 및 조직원들의 업무 ▷범죄수익 정산 및 분배방식 등이 입증이 되야 하는데 서로 안면도 없는 텔레그램 ‘박사방’의 구성원들에 대해 이를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법조계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하지만 재판부는 ‘박사방’을 범죄집단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박사방 조직’이 텔레그램상 닉네임으로 특정 가능한 다수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집단이라는 점 ▷조주빈과 그 공범이 아동·청소년 등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배포한다는 사실을 인식한 구성원들이 오로지 그 범행을 목적으로만 가담한 조직이라는 점 ▷구성원들은 각자에게 부여된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범죄단체 인정이 가능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구성원들은 대체로 유사한 역할과 지위를 유지했다는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위 조직은 형법 제114조에서 정한 ‘범죄집단’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조주빈은 자신에게 중형이 내려지는 재판 와중에도 큰 동요 없이 판결선고를 담담하게 지켜봤다.

검찰은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에서 “조씨는 다수의 구성원을 조직하고 성착취물을 유포한 전무후무한 범죄집단 박사방을 만들었다”며 “우리 사회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충격에 휩싸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당시 조씨는 최후진술에서 “달게 벌을 받겠다. 고통 끼쳐 정말 죄송하다”며 “제가 벌인 과오를 제 손으로 갚아가는 삶을 살겠다. 이 사건의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