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스타트업 코리아’ 정책 제안 보고서 발표

글로벌 경쟁력 뒤진 분야로 비대면진료, 리걸테크, AI 지목

스타트업이 플랫폼 일구면 공공앱 등장…혁신의지 저하

[헤럴드경제 도현정 기자]꽁꽁 묶어두고 있는 비대면 진료가 스타트업계의 성장 기회를 가로막을 뿐 아니라 소비자 후생도 저해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아산나눔재단과 아마존웹서비스(AWS),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5일 ‘2020 스타트업코리아’ 보고서를 발표하고, 온라인 정책제안발표회를 진행했다.

이 보고서는 스타트업 업계가 국내 스타트업 성장을 위한 정책 환경 분석을 통해 개선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으로, 2017년을 시작으로 올해 네번째로 발행된 연례 보고서다. 보고서에서는 글로벌 수준에 도달한 사업군으로 온라인 플랫폼과 핀테크를 꼽았고, 반면 글로벌 시장에서 뒤쳐진 사업군으로 비대면 진료, 리걸테크, 인공지능(AI) 분야를 선정해 국와 해외 현황을 분석했다.

가장 성장 우려가 많이 대두된 분야는 비대면 진료였다. 보고서는 비대면 진료가 소비자 후생 측면에서 큰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대면 진료 활성화는 의료보험 지출을 최대 8%까지 줄여, 건강보험 재정 악화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 병원에서 환자와 보호자들이 대기해야 하는 시간도 연간 7000만 시간이나 감소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외국과의 현황을 비교해보면 더욱 활성화가 시급하다. 글로벌 GDP 상위 15개국 중 비대면 진료가 전면 금지된 국가는 한국 뿐이다. 40조에 달하는 글로벌 비대면 진료 시장에 진입한 한국 업체는 전무하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진료의 필요성이 더욱 대두된 상황에서 중국 등 다른 국가들의 현황과 비교해보면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은 상태다.

보고서는 성공적인 비대면 진료 도입을 위해 증거수집 활동 지원과 의료서비스 제공자 주도의 정책 세부 가이드라인 도출, 이해관계자 합의를 위한 로드맵 수립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온라인 플랫폼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부분으로 평가됐지만, 규제 수준에서 스타트업들의 혁신 의지를 꺾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온라인 플랫폼 시장 중 하나인 O2O 시장 거래액은 지난해 기준 100조원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다. 국내 O2O 산업은 최근 5년간 매출 규모가 연 평균 20% 이상 성장했고,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이나 야놀자 등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으로 평가받는 회사)도 5개나 나왔다.

스타트업 업계가 우려하는 바는 세계 최고의 수위에 달하는 규제로 인해 산업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여기에 스타트업이 ‘맨 땅에 헤딩하기’ 식으로 어렵게 구축한 시장에 공공앱을 도입하는 등 혁신 의지를 저해하는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규제 범위와 수준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하고, 입법 과정에서 사회적 합의를 위한 절차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민간 앱이 자리잡은 영역에 대해서는 공공앱을 통한 정부의 직접 개입보다 정책 방향 수립 등 간접적 방법을 취하는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정화 아산나눔재단 이사장은 “코로나19로 세계 각국의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국내 스타트업이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며 “이번 정책 제안이 국내 스타트업의 실험과 도전에 성장 엔진으로 작동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글로벌 경제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제도는 글로벌 경쟁력을 구축하는 데 다소 부족한 점이 있다”며 “정체되어 있는 분야는 빠르게 장애물을 제거하고, 성장하는 분야는 도약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