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4세대 투싼은 혁신성과 완성도 측면에서 시장의 기대를 120% 만족 시켰다. 특히 국산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최초로 탑재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효율성과 주행성능의 균형을 절묘하게 맞췄다.
지난 21일 경기도 용인시 더 카핑 주차장에서 만난 4세대 투싼은 예상보다 듬직한 모습이었다. 3세대 플랫폼 적용과 함께 전장과 휠베이스가 각각 150㎜, 85㎜ 길어진 덕분이다. 투싼 바로 옆에 서서 느낀 존재감만은 준중형 SUV라기보단 중형 SUV에 가까웠다.
사실 신형 투싼의 실물을 보기 전까지 전면 디자인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보다 낮고 넓어진 ‘와이드 앤 로우(Wide & Low)’ 디자인에 적용된 ‘파나메트릭 쥬얼 패턴 그릴’이 지나치게 화려해 SUV의 강인한 느낌이 사라지는 게 아닐까 해서였다.
그러나 정차 중 주간주행등(DRL)이 꺼진 상태에서 일체화된 그릴과 DRL은 커다란 방패 모습을 띄고 있어 든든함을 배가했다. 시동을 켜자 날개 모양의 ‘파라메트릭 쥬얼 히든 램프’가 반짝임에도 지나치게 화려하다거나 촌스럽다는 느낌 없이 세련된 이미지가 더해졌다.
투싼을 측면에서 바라보면서 ‘투싼이 후륜 구동으로 바뀌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면 오버행이 전륜 구동 모델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짧아진데다 전체적인 비례감이 굉장히 스포티해보였기 때문이다. 신형 아반떼에서 보여줬던 삼각형 위주의 캐릭터 라인이 투싼에도 적용되면서 차체가 앞으로 튀어나갈 듯한 방향성이 느껴진다.
다만 후면 디자인은 다소 아쉬웠다. 물론 좌우를 하나로 잇는 직선과 사자 이빨 모양의 LED 테일램프 모양이 인상적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그랜저 IG를 필두로 직선형 테일램프가 차급과 차종을 가리지 않고 쓰이다보니 다소 식상한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차문을 열고 실내로 들어서면 아쉬움이 놀라움으로 변한다. 한세대 이전 형태로 보이지 않을까 했던 매립형 내비게이션은 터치 방식으로 바뀐 공조장치 버튼과 어울려 오히려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준다.
햇살가리개 없는 클러스터(계기판)은 투싼 디자인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다. 마치 컨셉트카를 옮겨놓은 듯 미래지향적일 뿐만 아니라 낮아진 대시보드와 함께 탁 트인 운전 시야를 제공해 안전에도 도움이 된다.
시승 차량이 하이브리드 모델인 만큼 연비를 리셋하고 코스로 진입했다. 이천 지산 포레스트로 향하는 약 80㎞의 시승코스는 초반부터 교통체증에 시달렸다. 가솔린 모델이었다면 가다서다를 반복하면서 연비가 10㎞/ℓ 아래로 떨어졌겠지만 투싼 하이브리드의 연비 게이지는 줄곳 15㎞/ℓ 이상을 유지했다.
좀더 외곽으로 나가 정체가 풀리면서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로 변경하니 시스템 출력 230마력, 최대토크 27㎏·m의 파워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초기 출발 때나 추월을 위해 가속페달을 밟으면 엔진과 함께 전기모터가 내뿜는 펀치력이 느껴졌다.
가장 주목할 점은 엔진과 전기모터가 번갈아가며 개입할 때에도 이질감이 전혀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통상 경쟁사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전기모터에 앳킨슨 사이클 엔진을 조합해 엔진이 켜질 때 디젤 차량 못지 않은 진동과 소음이 느껴지는 것과 대조적이다.
회생제동이 걸릴 때 ‘위잉’하고 들리는 하이브리드 특유의 발전기 소리도 방음처리가 잘 된 덕분에 거의 들리지 않는다. 보통 하이브리드 차량에서 엔진음 대신 크게 들리는 풍절음도 시속 130㎞ 를 넘어서야 들릴 정도다.
하이브리드 배터리가 2열 좌석 아래로 들어간 덕분인지 승차감과 함께 노면 그립감도 우수했다. 높은 과속 방지턱을 빠르게 넘어도 큰 출렁임 없이 바로 자세를 추스렸고 헤어핀 구간을 빠르게 통과해도 불안감이 크지 않았다.
지산 포레스트를 거쳐 출발점으로 돌아왔을 때 기록한 연비는 17.5㎞/h로 공인 연비 16.2㎞/h를 훌쩍 뛰어넘었다. 스포츠 모드를 적극적으로 쓰면서 주행 성능을 극도록 끌어올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수한 연비다. 에코모드 중심으로 운전한 다른 시승차의 경우 20㎞/h를 넘는 경우도 흔히 보였다.
내리막길이나 큰 힘이 필요하지 않은 정체 구간에서도 EV모드가 길게 유지되지 않는 점은 다소 아쉬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