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정책 여파 전세매물 급감, '전세의 월세화' 가속
월세 거주자, 자가거주보다 결혼 확률 65% 낮아
첫째 출산 가능성도 떨어뜨려 저출산 악화 야기
최근 임대차 3법(전월세신고제,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시행 이후 전세난이 가중된 가운데 월세로 거주하는 사람은 자가 거주자보다 결혼 가능성이 65% 감소하고, 출산 가능성도 55% 넘게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추세대로라면 가뜩이나 낮은 출산율을 더욱 떨어뜨려 심각한 인구절벽에 직면할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생산가능인구의 급감을 막기 위해 지금의 전세난을 야기하는 부동산 정책의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한국노동패널의 최신 자료를 활용해 주거요인과 결혼·출산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해보니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21일 밝혔다.
한경연은 부동산 규제 정책과 임대차 3법의 여파로 전세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하면서 향후 주거요인의 불안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우리나라의 결혼과 출산율을 더욱 떨어뜨려 심각한 인구문제를 초래할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조사 결과 월세로 거주할 경우 자가 거주 대비 결혼 가능성이 65.1% 줄어들고, 전세로 사는 사람은 23.4% 감소해 월세가 전세보다 결혼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거주유형이 무자녀 가구의 첫째 아이 출산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전세 거주 시 첫째 자녀 출산 가능성은 자가 거주보다 28.9% 감소했으며 월세 거주는 55.7% 줄었다. 다만 가구 근로소득이 증가할수록 둘째 자녀의 출산 가능성은 커졌다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이처럼 주거유형에 따라 결혼과 출산율이 달라지는 만큼 한경연은 저출산 문제 해결과 인구감소 완화 측면에서 부동산 문제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 지역 아파트의 경우 전세수급지수는 임대차 3법 등이 시행된 7월 117.5에서 9월 119.3으로 치솟아 전세난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수급지수가 100을 넘어서면 전세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전세를 구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유진성 한경연 연구위원은 "갑작스러운 월세로의 전환은 무주택자의 주거 부담을 늘리고, 향후 생산인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주거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고, 주택공급을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