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국감이후 기업규제 3법 처리 강행 태세
삼성 경영권 승계의혹 재판도 22일부터 시작
국정농단 사건까지 겹쳐…사법리스크 커져
코로나·미중분쟁 등 악재 산적 일촉즉발 위기
재계가 정부의 전방위적 기업 규제 강공 드라이브와 사법 리스크에 휘청이고 있다. ‘규제 리스크’와 ‘사법 리스크’의 동시 압박 속에서 국정감사 일정까지 겹친 탓에 10월을 기점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더욱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7일 시작되는 국장감사에서 기업규제 3법은 주요 쟁점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22일에는 재계 순위 1위 그룹 삼성을 이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이 시작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확진 속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또한 긴장을 더하고 있어 재계 전반에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더해지고 있다.
5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기업규제 3법 국회 처리가 임박하면서 재계의 긴장감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국정감사가 이달 말 마무리되는 대로 정부와 여당은 공정거래법·상법·금융그룹감독법 처리를 강행할 태세다.
이르면 이달 3개 법안이 처리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동안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은 직접 국회를 찾아 여야 의원들에게 법안 처리를 재고해줄 것을 호소했다. 그러나 여당은 경제계의 반대에도 강행 방침에 변함이 없는 분위기다. 처리 시한도 ‘이번 정기 국회’로 못 밖은 상태다.
재계와 경제단체는 법안 통과를 막기 위해 공동 대응에 주력하고 있지만 과거 부동산법인 처리 전력 등을 감안할 때 큰 힘을 내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기업규제 리스크와 더불어 사법리스크 또한 재계 전반을 억누르고 있다. 오는 2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사건 첫 재판이 진행된다. 지난 달 1일 검찰이 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권고에도 불구하고 불구속 기소 결정을 내린 지 한 달여 만이다.
이 재판을 시작으로 이 부회장은 또 다시 서초동에서 장기간의 재판 일정에 감수해야할 처지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도 지난 2017년 초부터 3년 넘게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8월 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 이후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재판부 기피신청으로 한동안 멈췄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도 곧 재개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이로써 이 부회장은 동시에 두 건의 재판에 임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당장 연말 인사를 비롯해 내년 사업계획 수립 등 삼성의 경영활동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신구속은 되지 않았지만 글로벌 기업 총수가 장기간 법정 공방에 몰두해야 하는 만큼 재계는 삼성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사건의 경우 쟁점이 복잡하고 검찰과 삼성 간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만큼 국정농단 사건보다 더욱 긴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우려까지도 나온다.
글로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 또한 삼성을 포함한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반도체 업종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 구도가 절정에 달하고 있는 점이 특히 부담이다.
미국은 지난 달 26일(현지시간) 중국 파운드리 대표 업체인 SMIC를 ‘거래제한 기업명단’(블랙리스트)에 올려 반도체 기술·장비 공급을 차단하기로 했다. 화웨이에 이어 재차 중국을 겨냥해 고강도 제재를 퍼붓고 있다.
미국의 제재가 장기화 할수록 중국 반도체·통신 기업은 물론 국내 관련 기업들도 피해가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로부터 화웨이에 납품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받지 못할 경우 내년 1분기까지 악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에 집중해야 할 시기인데 국회에서 논의 중인 상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기업 역량을 오히려 불필요한 규제 대응에 소진하도록 만들고 있다”며 “10월 한 달은 기업들이 상당한 불확실성의 부담을 안고 보내야할 처지”라고 우려했다. 김현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