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관리·개발 직원들 스스로

WM이 은행영업의 핵심 정착

전문인력 채용루트도 다양화

“은행장이 되니 따끈한 걸 내놓으라고 하더군요. 그런거 없다고 했어요. 이젠 특정 사람이 특정 트렌드를 갖고 시장을 몰아가는 시대는 지났어요. 소비자 선택에 의해 주도권이 바뀌죠”취임 6개월을 맞은 손병환 NH농협은행장에 가장 중요한 가치는 고객이다. 고객을 위해서 직원도 조직도 바뀌어야한다는 생각이다.

우선 수동적이던 직원들의 경력관리를 능동적으로 바꾸고 있다. 농협은행의 역량개발 프로그램은 직원들이 스스로의 목표를 정하고, 교육 계획을 수립한다. 여신·수신·외국환·자금운용·투자금융 등 분야별 업무내용과 직무전문가 육성로드맵 정보를 제공받고, 각자의 역량을 객관적으로 진단할 수 있다. 디지털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할 전문가 양성을 위해 디지털 역량강화 프로그램도 개선하고 있다.

“수 없이 많은 사람이 들락거리는 길에 좌판을 깔고 장사를 해야 합니다. 남들이 오지도 않는데 우리끼리 최초니 뭐니 해봤자 의미 없어요. 상품 만들어서 요란하게 마케팅까지 했는데 정작 가입고객이 몇 명 안되면 무슨 소용인가요”

자산관리(WM) 분야는 그 동안 은행원에게 인기부서가 아니었다. 잠시 거칠 수는 있더라도 오래 머물면 성과급이나 승진 등에 별로 유리할 게 없다는 인식이 지배적었다. 손 행장은 이제 WM이 은행 영업의 중심이 될 것이라 강조한다. 취임 이후 초급-중급-고급에 걸친 인력양성 체계를 만들었고, ‘자산관리전문역 양성과정’ 1기 수료생이 이미 배출됐다. 영업점에서 WM 실무경험을 보유하고 자산관리 자격증도 보유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4개월간의 장기집합교육 과정이다. 금융·세무·부동산·상담기술 등 각 분야에 특화된 인력으로 양성하려는 취지다.

채용방식에서부터 변화도 꾀하고 있다. 인력선발과 육성에서도 보편성보다 전문성이 중요해지고 있어서다. 농협은행은 최근 인턴십 과정을 통해 7명의 정규직 인력을 새로 채용했다. 디지털, 데이터,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여러 분야에서 전문성 있는 인력들을 채용해 정형화된 공개채용 방식의 단점을 보완하겠다는 취지다. 농협은행이 인턴십 과정을 통해 정규직 채용을 한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인력들을 다양한 루트로 확보할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은행 직원들이 그동안 만든 서비스를 보면 개발자 중심의 사고가 강한 경향이 있었는데, 이런 관점도 벗어나야죠. 개발자야 자기가 만든 거니까 잘 이해하지만, 고객도 그런가요. 어려운 거 하지 말고 쉬운 거 하라고 해요. 은행장인 제가 이해하지 못하면 고객도 이해할 수 없죠”

한편 전문성 강화, 고객과의 접점 확대에 발맞춰 점포 전략도 다양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10명 안팎의 점포를 복수로 가져가기보다 대형화, 효율화를 통해 전문성있는 인력들의 시너지를 끌어올리겠다는 설명이다. 특히 도시에 있는 점포를 중심으로 이같은 작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비대면 거래가 보편화되면서 고객이 점포를 찾을 이유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기존의 획일화된 점포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은행·증권·보험과 연계한 복합점포, 영업시간이 차별화된 탄력점포, 이종업종이 결합한 특화점포 등을 늘려갈 생각입니다” 정리=서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