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금융 기능 약화 우려”

“지방 기업 죽여 수도권 집중 심화”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여권이 국책은행 지방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국책은행 노조들은 이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산업은행 노조는 지방이전이 오히려 지역 경제 악화를 불러와 지방이전의 취지를 살리지 못할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 노조는 최근 "산은 지방이전은 정책금융 기능 약화를 불러와 지역 경제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는 입장을 국회의원들에게 전달했다.

노조의 설명을 종합하면, 산업은행의 업무는 크게 수익을 내는 상업금융과 손실을 감수하고 정책적 기능을 수행하는 정책금융으로 구분된다. 상업금융에서 매년 2조원 정도의 이익을 거두고, 이 이익이 정책금융에서 발생하는 1조~1조5000억원의 손실을 메워주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산은 노조는 지방이전을 하게 되면 상업금융 기능 약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서울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금융 네트워크에서 이탈하게 되고, 해외 사업도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이는 상업금융 이익 축소로 이어지고, 결국 정책금융 지원 여력 약화를 야기한다는 것이다.

정책금융 주요 수혜 대상은 주로 지방 소재 중소기업, 특히 신용등급이 낮은 지방 중소기업이라는 점에서 지역 경제에 타격이 될 수 있다. 지역 기업이 도산하게 되면 지방 인구는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몰려들 수밖에 없고 결국 인구의 수도권 집중을 야기하게 된다는 논리다. 노조 관계자는 "지방 식당 몇개 살리자고 기업을 죽이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기존 금융기관 지방 이전 역시 성과를 못내고 있다. 2009년 금융중심지로 선정된 뒤 주택금융공사나 자산관리공사 등 29개의 금융기관을 유치한 부산은 금융경쟁력 순위가 2015년 24위에서 올해 40위로 하락했다.

얼마 전 3년의 새 임기를 시작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역시 지난해 지방이전에 대해 "산은이 글로벌 진출해야 하는 상황에서 지방 이전은 진보가 아니라 퇴보이니 쓸데없는 논의는 없길 바란다"며 명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